박근혜 900여 만 표 어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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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 전에 갖고 있던 900여 만 표는 어디로 갈 것인가. 박 전 대표의 8월 중 지지율은 25~30% 선이었다. 19세 이상 유권자가 3750만 명 정도여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최소 25%라고 해도 표로 환산하면 937만 표를 얻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전 대표의 공백 이후 최대 수혜자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였다. 중앙일보 조사에 따르면 32.4%(17~18일)였던 이 후보의 지지율은 21일 53.0%로 20.6%포인트나 수직 상승했다.

반면 범여권 후보로의 이동은 미미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9%를 기록해 종전 조사보다 4.4%포인트 올랐다. 범여권 주자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0.7%포인트, 이해찬 전 총리는 1.2%포인트, 조순형 의원은 1.4%포인트가 각각 올랐다.

이명박 후보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조사에서도 36.8%(12일)였던 지지율이 59.3%(21일)로 껑충 뛰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지지층의 45.6%가 이명박 지지층으로 이동했다. 또 26.0%는 부동층으로, 25.9%가 범여권 후보 지지층으로 분산됐다. 여론조사기관 '디 오피니언' 안부근 소장은 "이 후보의 이런 지지율 추세가 계속되기는 어렵다"며 "범여권 단일화 후보가 얼마나 강력하게 출현하느냐에 따라 이 후보의 지지율이 얼마만큼 빠질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서치앤리서치(R&R) 배종찬 선임연구원은 "이 후보 지지율은 민주신당 후보가 결정되는 시점에서 잘 봐야 한다"며 "10월 초 남북 정상회담 결과도 지지율 변화의 큰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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