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곰 징크스 끊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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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7차례 맞대결 중 3점 차 이내 승부가 14번, 이 중 1점 차 내 박빙 승부는 11번. 이쯤 되면 올해 프로야구 8개 구단의 라이벌전 중 최고의 카드다. 선두 SK와 2위 두산의 불꽃 대결이다.

21일 잠실에서 두 팀이 시즌 17차전을 벌였다. 3위 삼성이 추격전을 벌이고 있지만 SK-두산의 대결을 한국시리즈 모의고사라고 불러도 무방할 듯싶다.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팽팽한 승부가 이어진 끝에 SK가 6-4로이겨 두산전 최근 6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SK는 시즌 60승 고지에 오르며 단독 1위 굳히기에 나섰다. 상대 전적도 7승10패로 따라붙었다.

SK가 먼저 기세를 올렸다. 1회 선두 정근우와 조동화가 각각 도루에 성공하며 기동력으로 두산 내야진을 흔들었고, 김재현의 희생타와 박재홍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았다. 2회에는 박경완의 솔로 홈런으로 3-0으로 달아났다. 3-1이던 5회엔 박재홍의 2점 홈런이 터져 5-1로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나 중반 이후 두산의 추격전이 시작됐다. 두산은 1-5로 뒤진 7회 김동주의 볼넷 이후 최준석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140m짜리 대형 2점 홈런을 터뜨려 3-5로 추격했다.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SK는 8회 2사 만루에서 정근우의 2-3루간 찌르는 깊숙한 내야 안타로 6-3을 만들며 쐐기점을 뽑았다.

뜨거운 장내 열전에 앞서 양팀 벤치도 한 판 대결을 벌였다. SK 김성근 감독은 경기 전 두산 에이스 리오스의 투구 동작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두산을 자극했다. 김 감독은 "리오스가 공을 던지기 전 손을 모으는 동작에서 멈추지 않는 것이 야구 규칙에 어긋나는 부정 투구"라고 말했다. 리오스는 올 시즌 SK전에서만 4승을 거둔 SK 킬러. 이 때문에 포스트시즌에 앞서 상대를 견제한다는 의도도 담겨 있었다. 이에 두산 벤치는 "문제가 있다면 한국야구위원회 규칙위원회에 정식으로 제소하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심판들이 "문제 없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것을 SK가 또 건드리는 것은 의도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LG는 9회 터진 4번 타자 최동수의 그랜드슬램으로 다 진 경기를 뒤집어 7-5로 기사회생했다. 3-5로 뒤져 패색이 짙던 LG는 9회 초 조인성.이종열의 안타와 발데스가 볼넷을 얻어 만든 2사 만루 찬스에서 조용훈의 5구를 강타해 수원구장 우중간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뽑아냈다. 최근 1승5패로 부진했던 LG는 짜릿한 역전승으로 분위기를 반전하며 4위 한화에 2.5게임 차로 근접했다.

대구(삼성-롯데), 광주(KIA-한화)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김종문.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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