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을보자> 18.환동해경제권8.연변에 진출한 한국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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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금까지 延吉지역에 진출한 韓國기업중 가장 큰 규모인 甲乙紡績은 92년 12월 법무부.상공부로부터 중국진출 허가를 받아 지난해 6월 중국측과 총투자액 1천5백만달러의 합자회사를 설립했다.중국측 합자 파트너인 延吉紡織廠이 3분의1( 건물.토지.
설비 일부)을,갑을방적이 3분의2(현금출자로 설비구입)를 출자해 8월 개업식을 갖고 생산에 들어갔다.소폭직기 3백20대,대폭직기 3백8대를 갖춘 이 회사는 방적기계 3만추중 1만추를 지난해 가을부터 가동해 왔으며 이달중으 로 완전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지 책임자인 金日中부사장는『吉林省정부와 延邊자치주정부가 우리 회사를 연길 선두기업으로 만들려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히며 의욕에 넘쳐 있었다.정상 가동때 연간 외형 매출액은 2천1백만달러이상으로 예측된다는게 金부사장의 설명이다.
원면.화섬으로 원사를 만들거나 원단을 짜 내수 혹은 한국수출에 충당하는데 수출 70%,내수 30%의 구성을 보이고 있다.
연길방직창 시절보다 품질이 우수해 내수시장에서 호평을 얻고 있으나 내수단가가 안맞아 한국수출을 2배이상 늘려 잡고 있다는 것이다. 韓中합작체제로 들어서며 당초 2천7백명의 종업원을 1천7백여명으로 줄이는 인사를 단행,처음에는 어려움이 컸다.특히관리직의 경우 4백60명중 40명만 남겨놓고 해고해 버렸다.불필요한 중복인원이 많았기 때문이다.
甲乙은 점심시간도 한국식으로 한시간만 허용했다.중국에서는 정부기관을 비롯해 각 회사가 오전 11시30분에서 오후 1시30분까지 2시간이나 돼 작업효율에 문제가 많기 때문이었다.처음엔불만을 터뜨리기도 하던 근로자들이 이제는 이해하 게 됐다.그러나 아직 종업원및 부모들의 항의가 뒤따르기 십상인「잔업」은 생각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甲乙방직은 공장가동에 앞서 화장실.식당.샤워시설 등 최소한의복지시설부터 손대기 시작해 난방공사등 공장 작업환경을 개선하는데만 4개월이 걸렸다.『동포종업원 40명을 3개월 내지 1년간한국의 甲乙紡績에 연수시킬 계획을 갖고 추진중 』이라는 金부사장의 말에서 동포근로자들을 산업역군으로 만들려는 의지가 넘쳐 흘렀다.인재양성의 기회를 제공하면 할수록 한국기업들의 현지적응력이 높아질게 틀림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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