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학생들도 몰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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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은 작은 나라지만 고유한 문화에 서구적인 문화가 잘 결합해 있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대단한 발전을 이뤘습니다. 중국인에게는 어떤 면에서는 경이롭게 받아들여지기도 하지요. 이런 성과를 이룬 한국의 힘이 어디에 있느냐를 알고 싶어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올해 서울대 대학원으로 유학 와 국문학을 전공하는 천쉬민(陳戌敏.23)양은 한국의 발전상에 대한 궁금증이 자신의 유학 동기라고 말했다. 한국말을 배워 한국 기업에 취직하겠다는 단순한 현실적 욕구보다는 '이제는 한국을 본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란다.

중국 유학생이 부쩍 늘고 있다. 한류 열풍,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등과 함께 한국은 이제 중국 유학생들이 미국에 이어 둘째로 선호하는 나라가 됐다. 국내 대학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교육 박람회에 참가하고 등록금 감면 혜택을 주는 등 중국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유학 중인 중국인은 2만80명으로 전체 외국인 학생 3만2557명의 61.7%를 차지한다. 2001년 3221명이던 중국 유학생은 지난해 1만9160명으로 5년 만에 여섯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06년 통계를 살펴보면 어학연수 목적 3747명, 대학생 1만939명, 석사과정 2656명, 박사과정 894명 등이다. 선택 전공으로는 인문사회가 가장 많다.

국내 대학 중 중국 대학과 학술 교류 협정을 맺지 않은 학교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가 하면 다수의 국내 대학이 중국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교육 박람회에 참가한다. 학교 홍보와 함께 중국 유학생을 유치하기도 쉬워 국내 대학이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국제교육 박람회에도 고려대.연세대.대구가톨릭대.전북대 등 20여 개 대학이 참가했다.

그러나 부작용도 많다. 8월 초에는 유학 명목으로 한국에 입국한 뒤 불법 취업한 중국인 32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취업용으로 한국 비자를 받기 힘든 점을 노린 상술이다. 특히 재정난에 처한 한국의 지방 대학을 중심으로 이 같은 불법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베이징=진세근.장세정 특파원, 이경란 일간스포츠 기자, 서울=유상철.유광종.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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