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리의미국유학통신] 학생들에 ‘진로 컨설팅’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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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박4일 일정으로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열린 Jack Kent Cooke 장학재단 환영식장에 다녀왔습니다. JackKent Cooke는 미국의 억만장자 미디어 재벌의 이름입니다. 이 사람이 1997년 죽으면서 평생 대학을 다녀보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자신의 엄청난 재산을 모두 털어 장학재단을 만들었습니다. 그 장학재단의 이름이 Jack Kent Cooke Foundation입니다. 2000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이 장학재단은 특징이 있습니다.하나는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각 분야에서 대단한 잠재력을 보이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이 장학재단에서는 다양한 장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고교 시절은 물론 대학·대학원 과정에서도 계속 장학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수혜를 모두 받는다면 그 총액은 개인별로 30만 달러가 넘습니다.

 제 눈에 독특하게 보였던 것은 이 장학재단의 사업 방식이었습니다. 이 장학재단은 1년에 3000만 달러를 장학 사업에 쓰고 있습니다. 그러면 자기들만의 고유한 사업 체계를 가져도 충분합니다. 그런데 이 장학재단은 미국의 주요 영재교육기관과 제휴해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 한인 사회도 서로 다른 체계의 장학재단을 만들지 말고, 서로 제휴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장학사업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Jack Kent Cooke 장학재단은 선발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 학생이 좀 더 좋은 교육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나아가 제대로 된 학업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학생 25명당 한 명꼴로 Education Advisor를 선임해 운영합니다. 한인커뮤니티의 장학재단도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컨설팅해 주고, 조언해 주는 역할까지 갖게 된다면 훨씬 강력한 활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Jack Kent Cooke 재단의 장학 프로그램은 차별이 없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성별, 인종을 따지지 않는 것은 물론 신분도 따지지 않습니다. 또 학생 선발 때 다양한 잣대를 씁니다. 결국 이 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되고 싶은 학생들은 공부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과시해야 합니다. 환영식장에서 보니 한인 학생도 여럿 있었습니다.

Jack Kent Cooke 한 사람의 헌신과 열정으로 이런 판을 만들어 냈다는 생각에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한국 사회에, 그리고 미주 한인 사회에 또 다른 Jack Kent Cooke가 등장하기를 소망합니다.

 

케빈 리 미국 미주교육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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