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성>타임誌 첫 여성 칼럼니스트된 마거릿 칼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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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인들이여,하딩의 릴레함메르 출전을 막지 말라.왜 물증도없이 선입관만으로 한창 피어나는 선수를 꺾으려 하는가.』 『요즘 미국엔 도덕성의 위기를 드러내는 사건이 연일 터지지만 처벌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아내강간으로 고소된 보비트와 그의 성기를 자른 부인 로리나 모두 무죄선고를 받은 건 약과다.유산을타내기 위해 부모를 쏴죽인 고교생 형제조차 유죄가 아니라니 어쩐 일인가.하기야 이렇게 한심하고 느려터진 미국 사법부덕분에 하딩과 캐리건의 올림픽 대결을 볼 수 있게 됐다니 그나마 다행이라 할까.』 당당하고 거침이 없다.그러면서도 논조가 신선하고재기발랄해 거부감이 안든다.이것이 최근 미국의 보수적 시사주간지「타임」이 창간이래 70년만에 최초로 임명한 여성칼럼니스트 마거릿 칼슨의 문체다.그의 데뷔작은 지난 21日字「公衆의 눈 」. 칼슨의「근성」은 거칠기 짝이없는 워싱턴 정가를 다년간 기자로 누비며 다진 통찰력에 근거하고 있다.펜실베이니아州 태생으로 워싱턴大 법과대학원을 졸업하고 언론계에 뛰어든 그는 지방지를 거쳐 인기잡지「에스콰이어」지국장을 지내다 88년 타임지에 영입됐다.3년만에 백악관 출입기자로 승진한 칼슨은「대법관후보 수터는 누구인가」등 굵직한 특종기사로 수차례 타임지 표지를 장식하는 활약끝에 역시 3년만에 오피니언리더에 오르는 영예를 안게됐다. 지난해말 부터는 뉴스전문방송 CNN-TV의 인기토크프로「캐피틀 갱」에도 시사토론가로 출연해 특유의 재담과 독설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칼슨은 칼럼니스트 취임일성으로『앞으로 내칼럼은 살찐 사람들의 권리옹호에서 캐서린 헵번까지 모든 것을 다룰 것』이라 말하며 굳은 각오에 차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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