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기내 승객 농성관련 외국 항공사들 집단 항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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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인 승객에 대한 차별대우를 이유로 승객들이 지난 17일 유나이티드(UA)항공기 안에서 집단농성을 벌였던 것과 관련, 국내취항 외국항공사들이 공항경찰의 부적절한 대처에 대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보고하고 한국정부에 대해 공식항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포공항에 취항하고 있는 27개 항공사들의 협의체인 AOC(항공사운영자협의회)는 최근 긴급회의를 열고『항공기를 무단점거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인데도 한국 경찰이 이들을 해산시키지 않고 방조했다』며 한국정부에 항의문을 전달키로 결 의했다.
이들의 주장은▲승객들이 내려서 항의할수 있는데도 불법으로 항공기를 점거했으며▲항공사측이 한국 경찰에 여러차례 해산요청을 했으나 이를 외면해 이 비행기로 출국할 2백50여명의 다른 승객들이 피해를 보았다는 것이다.
ICAO규정에 의하면「항공기에 대한 불법적인 점거는 모두 하이재킹(항공기 납치)의 일종」이라고 되어 있으며 통상 항공기는「영토」개념으로 분류되고 있어 승객외에는 기장이나 승무원의 허락을 받지 않고 기내에 들어갈 수 없도록 돼있다.
AOC는 소속 항공사들의 서명을 받아 교통부에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는 항의서를 제출하는 한편 ICAO에 이를 보고하고 유나이티드항공의 당사국인 미국대사관을 통해 공식항의 의사를 전달할 방침이다.또 국제법과 국가간의 관례,지금까지의 사례등을 검토한뒤 소송등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있다. AOC회장인 朴鳳瑞 태국항공 김포지점장은『승객들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 보상을 받을수 있는데도 집단행동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최근 이런 사태가 빈발하고 있어 한국이 외국항공사에 취항기피지역으로 분류돼 국제적 망신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UA 승객들은 17일 마닐라發 서울行 항공기가 엔진고장으로 2~4일간 연착되면서 미국인은 다른 비행기에 먼저 태우면서 한국인 승객들은 싸구려 호텔에 숙박시켰다고 주장,8시간동안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점거 하고 농성을 벌였었다. 〈尹碩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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