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지휘로 증거 다시 보강 탁명환씨 살해용의자 영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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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 卓明煥씨(57)피살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은 22일 대성교회 운전사겸 잡역부 任弘天씨(26)에 대해검찰이 증거보강을 재지휘함에 따라 보강수사를 한 뒤 22일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따라 경찰은 22일 0시20분 조사시한(48시간)을 넘겨풀어준 任씨를 이날오전 재소환, 검찰이 보강수사를 지시한 13개 항목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경찰이 이날 任씨를 상대로 조사한 부분은▲任씨가 자신의 이름이 적힌 달력을 범행현장에 남긴 경위▲칼과 쇠파이프의 구입및 가공경위▲도주경로▲운전면허 소지여부및 차량구입 경위▲범행에 사용된 칼 수색등이다.
경찰은 任씨의 도주를 우려,교회로 되돌려 보내지 않고 시내 모처에서 형사들이 보호토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任씨로부터 범행에 사용된 칼은 任씨가 군특수부대 시절부터 소지해온 등산용이라고 진술함에 따라 같은 종류의 칼을 입수해 길이와 폭,성능등을 대조해 任씨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로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쇠파이프를 절단하는데 이용한 그라인더를 교회내 기사 대기실옆 헛간에서 발견,수거하는 한편 任씨가 범행에 사용한 중고승용차를 지난해 1월 구입했으며 87년2월 2종보통면허증을 발급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또 공범 여부와 대성교회 간부들의 범행개입 여부를 집중 조사했으나 任씨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이와함께 任씨가 범행에 사용한 엑셀승용차 룸미러에서 혈흔 3개를 채취,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했다.
한편 쇠파이프에 싼 달력종이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교회내에 걸려있던 같은 종류의 달력을 불태우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있는 대성교회 曺從三목사(32)는 경찰에서『기사대기실 직원들로부터 불태워도 좋겠느냐는 말을 듣고 이를 묵인했다』고 혐의 내용을 일부 시인했다.
이에따라 경찰은 曺목사와 달력을 불태운 소각장 관리인 宋明燮씨(26)형제등 3명에 대해 검찰의 지휘를 받은뒤 증거인멸혐의로 사법처리할 것을 검토중이다.
한편 범인 任씨가 연행되기 전인 19일저녁 수사본부에 40대남자가『대성교회 목사가 미국에 거액을 밀반출시켰다고 卓씨가 최근 폭로해 교회 관계자가 卓씨를 살해했다』고 제보 전화를 걸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李夏慶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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