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 베를린영화제 회오리-불교본질 접근 시사회 관객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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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제4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참가하고 있는 張善宇감독의 『화엄경』이 경쟁부문 작품중 16번째로 17일(현지시간)기자시사및일반시사를 가져 이곳 언론.관객들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30분 영화제 프레스센터내 파스빈더 잘에서 열린 기자시사에는 각국 기자 6백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루었으며 오후5시30분 주상영관인 초 팔라스트에서 열린 일반시사에도 관객이 몰려 7백여석의 객석을 거의 채웠다.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도 각국 기자 60여명이 참석해장감독.李泰元 태흥영화사 사장에게 제작동기와 한국에서의 흥행실적등에 관해 질문을 던졌다.이들은 서구인들에겐 난해해 보이는 이 영화가 한국관객들에게 잘 이해되는 편인지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한편 오후8시30분 베를린 인터콘티넨틀호텔에서 열린「한국영화의 밤」행사에는 윌마 앤더슨 스웨덴 영상자료원장.스타니셀레프 부이텔레프 모스크바영화제 집행위원장.세르게니 로지크 몬트리올영화제 집행위원장.재일교포영화감독 崔洋一씨등 각국 영화관계자 2백여명이 참석했다.
현지 언론및 비평가들은『화엄경』을 상당히 난해한 주제에 도전한 야심적인 작품이라고 보고 있다.이곳의『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지는 18일자에서『화엄경』이『동양사상의 틀에서 인간구원 문제에 접근한 작품』이라면서『서구관객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징들이 많은 영화』라고 평했다.특히 이곳 언론들은 불교를 소재로하고 있다는 점에서『화엄경』을 영화제 개막작품으로 상영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리틀 부다』와 자주 비교하고 있다.이들은『「리틀 부다」가 불교사상의 외면적인 부분을 건드렸다면「화엄경」은 그 내부에까지 들어간 작품』이라면서『「화엄경」이「리틀 부다」보다 불교사상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간 작품』이라고 평가했다.또 이들은 장감독을 정치적.사회적 관심이 많은 감독이라고 소개하면서『화엄경』에도 그의 비판적인 사회인식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경쟁부문 17개작품이 소개된 베를린영화제는 종반에 접어들면서 어느 작품이 수상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현재 그랑프리(금곰상)수상 후보로는 짐 셰리던 감독의『아버지의 이름으로』(영국.아일랜드 합작),조너선 뎀 감독의『필라델피아』(미국),크지슈토프 키예슬로프스키 감독의『삼색:화이트』(프랑스.폴란드 합작),켄 로치 감독의『레이디버드 레이디버드』(영국)등이 꼽히고 있다.여기에 감독상이나 예술공헌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있는 작품으로 『화엄경』을 꼽고 있는 평론가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화엄경』이 아시아지역의 다른 작품인 吳子牛감독(중국)의『불여우』보다 완성도면에서 앞서는 작품이라는 점이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것이라고 전망한다.시상식은 21일 오후10시(한국시간 22일 오전6시)주상영관인 초 팔라 스트에서 거행된다. [베를린=林載喆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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