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캠프 "10%P 차 승리" 박 캠프 "1.8%P 차 역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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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경선 결과를 좌우할 변수 중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투표율이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7%포인트 안팎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추세가 실제 득표 결과로 이어지려면 투표율이 뒷받침돼야 한다. 당내에선 투표율 변수에 따라 이 후보가 10%포인트 이상의 대승을 거둘 수도, 박 후보가 수백 표 차의 신승을 거둘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력이 앞선 후보가 유리하다. 거꾸로 투표율이 높으면 바람몰이에 강한 후보가 유리하다는 게 선거판의 정설이다. 요컨대 조직력이 강한 이 후보는 투표율이 낮을수록, 개인 인기가 높은 박 후보는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 경선에선 실제 투표장에 가는 선거인단이 3개 그룹(대의원.당원.일반국민)으로 나뉘는 데다 '빅2'의 지지율도 지역.연령별로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기존 통념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한다.

오히려 이 후보 캠프의 진수희 대변인은 17일 "이 후보가 크게 앞서는 대의원.당원에선 무조건 투표율이 높은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진 대변인은 또 "이 후보가 우세한 여론조사의 반영분(총투표 수의 20%로 배정)도 대의원.당원.일반 국민의 투표율과 연동돼 있기 때문에 전체 투표율이 높을수록 이 후보와 박 후보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일반 선거와 달리 이번 경선은 제한된 선거인단(18만5188명.여론조사 제외)에서 자기 지지층을 얼마만큼 더 많이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느냐에 성패가 달렸다는 것이다.

박근혜 캠프도 비슷한 시각이다. 이성헌 조직총괄단장은 "대의원.당원의 투표율이 낮아지면 이 후보 지지층보다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높은 박 후보 지지층이 더 많이 투표장에 갈 확률이 높아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일반 국민 선거인단은 박 후보가 역전했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아지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 측은 연령별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박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40대 이하는 이 후보에게 밀리지만 50대는 박빙이고, 60대 이상부터는 이 후보에게 앞선다. 그런데 역대 선거에서 50대 이상의 투표율은 40대 이하보다 항상 높았다. 2002년 대선 당시 연령별 투표율은 20대 56.5%, 30대 67.4%, 40대 76.3%, 50대 83.7%, 60대 이상 78.7%였다.

이런 현상이 19일 경선 투표장에서 재현된다면 노.장년층에서 지지도가 높은 박 후보가 당초 예상보다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캠프 측은 기대했다. 하지만 이 후보 측은 일반 국민은 몰라도 대의원.당원에선 노.장년층의 박 후보 강세 현상이 없기 때문에 연령별 투표율 요인이 대세에 별 영향을 줄 수 없다고 반박한다.

◆빅2 캠프, "우리가 이긴다"=이 후보 측은 '4관왕 승리'를 장담했다. 여론조사까지 포함한 선거인단에 속한 네 개 그룹에서 모두 이긴다는 것이다. 장광근 대변인은 "10%포인트 차이 승리가 굳어지고 있다"며 "승자에 대한 표쏠림 현상까지 가미될 경우 지지율 차이는 15%포인트까지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 후보 측 이혜훈 대변인은 "서울 지역 지지율 격차가 검찰의 도곡동 땅 수사결과 발표 이후 한 자릿수로 좁혀졌고, 16일 밤 6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면접 여론조사에선 박 후보가 전국적으로 1.8%포인트 차로 역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주장했다.

정하 기자<wormhole@joongang.co.kr>

사진=조용철.오종택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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