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구 어떻게 되나/행정구역개편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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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의원들 이해 얽혀 탐색 분주/주민들도 편입대상지역·명칭에 촉각
정부와 민자당이 행정구역 개편작업을 본격화하자 국회의원회관이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우리 지역은 어떻게 되느냐는 지역구민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치는 가운데 통폐합에 따라 이해가 얽히는 의원간에 대편방안을 둘러싼 논의도 분분하다. 특히 시·군 통폐합으로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이 불가피한 지역의 해당 의원간엔 벌써부터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민자당이 염두에 두고 있는 50여개 시·군 통합방안에 따를 경우 2개 선거구의 통합문제가 거론되는 대표적인 지역은 ▲안동시(김길홍)­군(유돈우) ▲경주시(서수종)­군(황윤기) ▲천안시(성무용)­군(함석재) ▲진주시(하순봉)­진양군(정필근) ▲군산시(채영석)­옥구군(강철선) ▲이리시(이협)­익산군(최재승) ▲순천시(허경만)­승주군(조순승) 등이다.
이들 지역은 생활권·역사성 등으로 볼때 통합이 유력시되나 각 지역 모두 인구수가 현행 선거구 분구기준인 35만명에 미달되기 때문에 그 기준이 바뀌지 않는다면 현재 2개인 선거구가 하나로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공천전 미리 걱정
안동지역의 김·유의원 모두 『선거구는 아무래도 좋다』고 말하는 등 해당지역 의원들이 겉으로는 한결같이 초연한듯한 표정을 짓지만 내심으론 궁리가 복잡하다. 동료의원끼리 공천다툼부터 벌여야 하는 상황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 진주시­진양군과 이리시­익산군의 경우 각각 인구가 30만명이 넘어 앞으로 선거구 분구기준 조정여부에 따라선 2개의 선거구가 그대로 유지될 공산도 없지 않다.
이들 지역은 그래도 그림이 단순한 편이다.
더욱 큰 문제는 현재 2개 시·군이 합쳐 한 선거구를 이루고 있는 지역중 개편대상에 들어있는 경우다.
춘천지역의 경우 현행 선거구는 춘천시(18만명)와 춘천군(4만2천명)­양구군(2만5천명)­인제군(3만5천명) 등 2개. 여기서 춘천시·군이 합쳐지면 선거구는 인구 22만명짜리와 6만명짜리로 불균형 상태를 이루게 된다.
○갖가지 의견 개진
▲원주시·군과 횡성군 ▲강릉시·명주군과 양양군 ▲포항시·영일군과 울릉군 ▲제천시·군과 단양군 등이 같은 경우다. 특히 울릉군은 인구가 고작 1만2천여명이어서 어떻게 다뤄야할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이와함께 지역별로 개편방안을 둘러싸고 갖가지 견해가 나오고 주문도 많다. 평택시·군과 송탄시는 과거 평택군에서 쪼개졌다. 당연히 대표적인 통합대상지역으로 꼽히며 주민들간에 논의가 활발하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안은 ①하나로 통합(인구 30만명) ②현행 선거구대로 평택시 송탄시(김영광의원·인구 20만명)와 평택군(이자헌의원·11만명) 등 2개로 분리 통합 ③평택군을 남북으로 쪼개 각각 평택시와 송탄시에 합병시켜 2개 시로 만들자는 등 크게 세가지.
통합대상지역간 명칭 다툼도 간단치 않다.
삼천포시­사천군(김기도의원)의 경우 두지역 주민간에 서로 자기지역 이름을 써야 한다고 고집하고 있다.
이리시와 익산군의 경우 ▲이리 ▲익산 ▲금마(마한의 옛터)에서부터 아예 이 지역에 자리를 잡았던 마한으로 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허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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