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출연료 천정부지-시청률 과잉경쟁.자유계약제 맞물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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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연기자들의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92년 SBS 개국전까지만해도 등급제에 의해 지급되던 출연료가 사실상 자유계약제로 바뀌면서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은 연기자는 SBS-TV『일과사랑』의 후속드라마(제목 미정.3월 방영예정)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최진실로 60분 1회출연에 3백만원을 받기로 계약했다.총1백회 방영예정인 이 드라마 출연 하나로 최 진실은 모두 3억원의 출연료를 받게 된다.
또 KBS-2TV『한명회』에 출연중인 이덕화는 회당 출연료 2백만원을 받고 있고 KBS-2TV『금요일의 여인』의 최명길,SBS-TV『모래위의 욕망』의 황신혜도 회당 2백만원의 출연료를 받은것으로 알려졌다.이밖에 KBS-2TV『일요 일은 참으세요』에 출연하면서 MBC에서 KBS로 이적한 오연수,SBS-TV『일과 사랑』의 한혜숙은 각각 1백50만원을 받고 있다.
이같은 출연료는 등급제로 지급하던 때에 비해 대략 3~5배가오른 수준.현재 세 방송사 공통인 출연료 지급 등급표는 최하 7등급(60분짜리 1회출연료 19만6천6백원)에서 최고 18등급 (71만 3천 4백원)까지 12등급으로 나뉘 어져 있다.
그러나 세 방송국중 등급제에 의해 출연료를 지급하고 있는 곳은 상대적으로 드라마가 강세인 MBC뿐이다.MBC가 등급제를 유지할수 있는 것은 타 방송사에 비해 드라마 평균 시청률이 높기 때문에 낮은 출연료로도 연기자들을 붙잡아 둘수 있기 때문.
연기자들로서는 MBC 드라마 출연으로 얻은 인기로 CF출연을하는것이 타방송사의 드라마 출연료 이상의 수입을 올릴수 있다.
현재 MBC는 1년에 한번 등급조정을 통해 인기도를 출연료에반영하고 있을 뿐 별도의「뒷돈」은 주지 않고 있다.젊은 스타들중 18등급을 받고 있는 연기자는 김희애 한명뿐이고 최진실.오연수는 훨씬 낮은 등급이다.
그러나 KBS.SBS는 사정이 다르다.MBC에 비해 연기자들의 매체 선호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돈으로 이를 커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이들 두 방송사의 연출자들은『드라마 내용도중요하지만 누가 출연하느냐에 따라 시청률이 크게 차이 나기 때문에 스카우트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이들 두 방송사는 주연급 인기탤런트 대부분의 출연료 지급을 계약제로 하고 있다. 연기자들의 출연료 자유계약제는 경쟁체제로 돌입하는 과도기 방송환경에서 어쩔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그러나 아직까지 연출자나 기타 스태프들은 월급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연기자들의 출연료만 너무 앞서가고 있다는 불만도 만만찮 게 제기되고 있다.
한 드라마 연출자는『SBS 개국으로 연기자가 턱없이 부족한데도 드라마의 수를 늘려놓아 배우기근 현상을 부채질한 방송사의 편성정책이 화근』이라며『현재 30여개에 이르는 드라마 수를 조정해 양보다 질높은 드라마를 만들도록 정책을 바꾼 다면 출연료급등현상도 억제 될것』이라고 말했다.
〈南再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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