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장이문제>제구실 못하는 인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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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국제화.개방화 시대를 맞아 인천항이 2000년대 서해안시대의對중국 교역등 동북아지역 중심항만으로서 제 구실을 할 수 있으려면 북항의 건설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급증하는 수출입 물동량을 소화시키려면 새로운 항구개발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 북항 건설논의는 91년 정부의「수도권 지역 인구.교통집중 억제 정책」으로 지금까지 전면 유보된 상태다.북항개발론 대두를 계기로 인천항의 문제점및 대책을 살펴본다.
港界 내수면적 2억8천3백17만평방m,부두길이 1만4백48m규모인 인천항은 80년대 후반부터 불어닥친 정부의 대외교역개방과 세계경제조류에 힘입어 70년대 초반 연간 8백만여t에 불과했던 물동량이 88년 5천만t을 돌파했다.
이어 韓.中수교가 이루어지면서 92년에는 7천8백만여t으로,93년에는 8천5백만여t으로 증가하는등 90년대 들어 인천항 물동량은 매년 평균 13%씩 급증하고 있으며 올해는 9천4백만여t,2000년에는 1억t이상의 해상화물이 인천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입.출항수도 80년 1만2천여척에서 85년 1만5천여척,92년 1만7천여척,93년 1만9천여척으로 증가한데 이어 94년에는 2만척을 넘어설 것으로 항만관계기관은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간 적정 하역능력 3천6백51만여t,선박 동시 접안능력 55척에 불과한 인천항에 입항하려는 선박들은 외항에서장시간 대기해야 하는등 고질적인 滯船.滯貨현상으로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다.
인천지방해운항만청 조사 결과 항만시설부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은 연간 3천1백40여억원대.
선박회사인 (주)조양상선의 한 관계자는『현재 갑문이 2개(5만t급 1개,1만t급 1개)밖에 없고 항만시설마저 턱없이 부족,평균 선박대기시간이 43시간 정도나 돼 갑문증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인천항은 지방해운 항만청의 직접규제를 받는 항로의 길이도부산항의 4마일보다 9배가 긴 36마일이나 되고 굴곡이 심한데다 간만의 차가 9~10m에 이르는 난코스여서 대형화물선박의 인천항 이용기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실정.
경인지역에서 생산되는 컨테이너 화물이 국내 전체 수출컨테이너량의 60%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불구,컨테이너 정기선 부족으로 인해 대부분의 컨테이너 화물이 부산항을 통하고 있는 것도이같은 상황에서 비롯된것.
더구나 경인고속도로등 수도권지역 도로의 극심한 체증현상으로 화물트럭들의 회전율이 88년 하루 4회에서 93년 2회로 감소해 길에 뿌리고 다니는 돈 만도 연간 1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하역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또 원목.고철.곡물 수송차량이 대부분인 화물트럭들이 도심을 통과,인천시내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있으며 하역작업중 발생하는 인천항 인근 신흥동.북성동.항동 연안부두일대 주택가의 소음.분진등에 대한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 큰선박 入港 기피 ……○ 이에 따라 당초 5천5백5억원(민자 3천4백30억원.91년 기준)을 들여 91년에 시작,2011년에 완공할 계획인 北港 조기개발 필요성이 최근들어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이는 北港이 건설되면 5만t급의 대형화물선 접안도 가능해지며최고 26척의 선박이 동시에 접안,연간 2천5백만t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북항이 건설될 경우 인천지방해운항만청은 현재 제1.2.3부두와 8부두등 기존 부두시설에서는 무공해성 화물만 취급하고 고철.원목.곡물등 분진.소음및 하역지체화물은 北港으로 돌릴 계획을세우고 있다.
인천지방해운항만청건설사업소 南大祐공사과장은『인천해항청이 정부에 요구한 94년도 인천항 시설 확충비 4백54억4천6백만원중61.1%인 2백75억3천9백만원만 반영되는등 예산부족으로 매년 시설확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200 0년대 동북아거점항구로 탈바꿈할 인천항의 무거운 짐을 덜어줄 北港개발이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仁川=鄭泳鎭.黃善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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