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평화협상 또 결렬/나토 공습가능성 높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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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러시아도 강경대응으로 선회
【제네바·사라예보 외신종합=연합】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보스니아내 세르비아계에 대해 오는 21일까지 사라예보와 이 도시 외곽에서 중화기를 철수토록 최후통첩을 발한 가운데 보스니아내 3대 적대세력이 12일 별다른 진전없이 평화협상을 끝마침에 따라 나토의 세르비아계에 대한 공습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토르발트 스톨텐베르크 유엔협상 중재대표는 12일 제네바협상이 진전없이 끝났지만 현재의 위기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도울 수 있도록 몇주일간의 유예기간을 두어야 하며 이달말이나 내달초 제네바에서 회담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혀 협상에 의한 타결가능성의 여지를 남겼다.
이와관련,EU(유럽연합) 협상 중재대표인 로드 오웬경은 이날 아침 보스니아 회교정부가 서방의 군사개입이 단행될 때까지 기다릴 태세이기 때문에 나토의 최후통첩시한이 지날 때까지의 평화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한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 내전 당사자들은 사라예보시의 비무장지대화와 보스니아를 회교정부·크로아티아계·세르비아계의 3개 국가로 분할하는 문제를 논의했으나 지난 11일 미국정부가 회교정부에 대한 지지를 다시 표명하자 회교정부는 사라예보 문제에 대한 논의조차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세르비아계에 대한 공습에 대해 명백한 반대입장을 표명해온 러시아측이 유엔군이 자체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최후수단으로 사라예보 주변 안전지대에 대해 나토의 공습을 지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공습을 위한 큰 걸림돌의 하나가 제거돼 공습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코지레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유엔군측이나 나토에 공습단행을 요청하고 유엔 사무총장이 안보리와 협의를 거쳐 공습결정을 내리면 우리는 이를 가능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사라예보를 포위하고 있는 보스니아의 세르비아 민병대는 지난 9일 체결된 정전협정에 따라 이날 일부 중화기를 유엔군측에 이양했으며 보스니아정부군도 박격포 5문을 해제해 유엔평화군측에 인도했다.
불안한 정전이 지속되고 있는 사라예보시 일대엔 이날도 10여발의 포탄이 떨어졌지만 전반적으론 평온을 유지했다.
그러나 보스니아 주둔 유엔군 사령관 마이클 로즈 장군은 국제평화유지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병력이 추가적으로 지원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페리 미 국방장관은 11일 F­15E 전폭기 8대와 AC­130 요격기 4대 등 12대의 공군기를 이탈리아에 추가 파견토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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