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6대도시 소비자의식 여론조사-여가.건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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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돈도 좋지만 여가가 더 좋다 『수입을 위해 일을 더 하기보다 여가시간을 갖고 싶다』는 사람이 절반정도(48%)나 되는 반면 돈을 벌기 위해『일을 더 하겠다』는 응답은 21%에 그쳤다. 특히 젊고 소득이 많고 학력이 높은 계층에서 여가를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또 직업별로는 화이트 칼러(56%)가 블루 칼러(46%)보다 여가를 택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또『현재 여가시간이 충분하다』는 사람은 22%뿐이었고『불충분하다』는 사람이 51%나 됐다.직업별로는 中高生(62%).자영업자(62%).블루 칼러(62%)에서 여가시간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많이 나왔다.
『주말이나 휴일은 주로 집안에서 보낸다』는 사람은 46%로『집밖에서 보낸다』는 사람(31%)보다 훨씬 많았다.
여유 시간이 생긴다해도 절반 가까운(47%)사람들이 집에서 TV를 보는 것으로 때우고 있으며 취미활동을 위한 모임이나 클럽에 나가거나(16%)스포츠 관람을 위해 경기장을 찾는(5%)등 적극적으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 했다.특히 10대와 50대,저학력자와 저소득자일수록 TV를 주된 여가활용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대만큼은 46%가 집밖에서 스포츠활동등으로 여가를보낸다고 응답했다.
▲한국남자와 떼어놓을 수 없는 고스톱 많은 사람이 아직 야외에서 몸을 격렬하게 움직이기보다 방바닥이나 극장에 앉아 즐길 수 있는 레저생활을 선호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즐긴 레저활동으로 남자는 고스톱(52%),여자는독서(57%)를 제일 많이 꼽았고 다음은 남녀 공히 영화감상(51%)을 들었다.
그러나 40대 이후의 연령층에선 등산하는 사람의 수가 많아(40대 56%,50대 62%)재미와 건강유지를 겸하는 방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볼링을 치는 사람이 90년 16%에서 지난해 29%로 늘어나 볼링이 우리 생활에 중요한 레저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었고 여성가운데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도 24%나 돼레저활동이 서서히 다양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앞으로 배우거나 해보고 싶은 레저는 수영(43%)이 1위로 꼽혔고 해외여행(42%).테니스(39%).등산(35%).볼링(33%)등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 평소 충분히 즐길 수 없는 것들을 꼽았다.
▲갈수록 늘어나는 건강염려症 환자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한다』는 사람이 48%로 절반을 밑돌았다.나머지 52%는 늘 자신이 건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며 알게 모르게 위축돼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성별로는 여자(43%)가 남자(53%)보다 더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
또 직업별로는 주부들이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37%로 가장 낮게 나타나 아이 낳고 살림 사는 것이 밖에 나가일하는 것에 비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사람이 51%로 절반을 넘어섰다.92년 39%보다 훨씬 늘어난 수치고 연령.성별과 거의 관계없이 모두 늘어났다.
▲그러면서도 정작 건강관리는 부실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아파도 일때문에 쉬지도 못하면서 정작 평소에 건강을 돌보는 노력은 부족하다.
6개월이나 1년마다 정기적으로 건강진단을 받고 있는 사람은 전체의 12%에 불과했다.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도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또『건강을 위해 음식을 가려 먹는다』는 사람의 비율도 17%에 그쳤다.
이에 비해 몸이 아프 기 시작하면 즉시 약을 먹는 사람은 91년 30%에서 92년 33%,93년 35%로 해마다 조금씩 늘고 있다.아파도 쉴 수 없으니 약으로 때우자는 의식때문일 수도 있고 체력으로 견디겠다는 자신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담배는 필수품』이라는 항목에 남자의 39%가 동의했고『건강을 위해 술을 자제하고 있다』는 항목에선 35%가『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술.담배의 경우 종교의 有無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종교가 있는사람중 담배를 필수품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18%였지만 종교가 없는 사람은 25%였다.술을 자제하는 정도도 종교가 있는 사람이 51%로 종교가 없는 사람(43%)에 비해 높았다.
▲아파도 못쉬는 韓國人 일하느라 몸이 아파도 일때문에 쉬지 못한다는 사람이 여전히 50%나 됐다.그나마 92년 52%보다조금 줄어든 수치다.
특히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도 무거워지고 인생의 마지막 피치를올려야 하는 50대의 경우 몸이 아파도 못쉬는 사람이 62%에달했다.힘들게 제몸을 깎아가며 일하고 있는 韓國 기성세대의 모습이다. 정규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쉬기 힘든 것이 누구나 마찬가지다.특히 혼자 모든 일을 다 돌봐야 하는 자영업자는66%,매일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영관리직은 63%,신체적 활동에 주로 의존하는 블루 칼러층은 65%,사무실 안에서다람쥐 쳇바퀴 돌 듯하는 화이트 칼러층은 62%가 아파도 못쉬는 서글픈 현실이다.
▲의사보다 약사,한의보다 양의 몸이 아프면 병원보다 약국을 찾는다는 사람이 66%나 됐다.92년 61%에 비해 더 늘어났다. 1,2,3차 진료권이 구분되면서 몸이 아프다 싶으면 동네병원보다 직접 종합병원으로 가던 사람들이 종합병원을 이용하기 불편해진데다 약국은 집 근처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인것으로 풀이된다.
한의사.약사들간의 분쟁이 극심했던 지난해 한방보다 양약을 찾는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92년엔『한방보다 양약을 좋아한다』는사람이 39%였으나 93년엔 49%로 크게 늘어난 반면 양약보다 한방을 선호하는 사람의 비율은 92,93년 모두 21%를 유지했다.
〈南潤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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