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프로듀서들 속속 현장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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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남을까, 조직의 사다리를 탈까.

지상파 방송사에 종사하는 연출자(PD)라면 이 선택의 순간을 피할 수 없다. 입사 뒤 20년 전후 무렵 대개는 책상을 지키면서 후배들 호령하는 책임 프로듀서(CP)로 제작 일선을 떠나는 것이다. 이런 풍토에서 드라마국장을 지낸 박복만PD의 현장 복귀는 흔치않은 예다.

MBC는 지난해에도 CP로 일했던 장근수PD('1%의 어떤 것')와 이은규PD('사막의 샘')에게 '큐!'를 외치게 했다. MBC가 노장 PD의 현장 복귀에 적극적인 데는 이유가 있다. 젊은 작가.연출자 위주의 제작 시스템이 가벼운 트렌디 드라마만 양산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50부작 내외의 대하드라마를 대거 내놓을 수 있게 된 것도 연륜있는 PD들이 가세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젊은 PD들을 '팍팍' 밀어주는 분위기도 변화된 모습이다. 이재규 PD에게 연작 드라마 '다모'를 맡긴 건 파격이었다. 그전까지는 단막극으로 데뷔하는 게 관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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