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64% “나는 중산층이상”/소보원,2천9백96명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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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월 한번이상 외식한다” 58%/사교육비 소득의 13%… 저축은 20만원대가 최다
한국사람들중 64%는 주변 사람들과의 생활수준을 비교할때 스스로 중산층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혀 저축을 하지 못하는 가구가 12%인 반면 매월 60만원 이상 저축하는 가구도 15%나 되며 51%가 각종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있다. 또 54%는 가능하면 대형 냉장고·TV를 구입하며 45%는 「여가활동을 위해 승용차가 꼭 필요하다」고 응답,소비성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한국소비자 보호원(원장 김인호)이 전국의 20∼60세 남녀 2천9백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 소비행태 및 의식구조 조사」 결과다. 현재의 경제생활 수준을 묻는 질문에 대상자중 18%가 「여유있는 편」으로 답했으나 47%는 「부족한 생활」로 응답하고 있다.
○가전품 대형선호
그러나 「다른 사람들 생활수준과 비교할때 당신의 생활수준은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64.4%가 「중이상」으로 답했다. 이는 지난 90년의 52%에 비해 12포인트나 증가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함께 생활수준도 높아졌기 때문으로 조사팀은 풀이했다.
이번 조사대상자들의 매월 소득은 최소 30만원 이하에서 2백11만원 이상으로 월평균 소득은 1백20만6천원에 월평균 지출은 74만3천원이다. 이들의 월평균 저축액은 20만∼29만원인 가구가 가장 많았고(20%) 다음은 10만∼19만원(18%),30만∼39만원(16.4%)의 순이다.
저축의 목적은 주택마련이 가장 많았고( 33.8%) 다음은 자녀교육(23.2%)·노후대책(19.3%)·자녀의 결혼준비금(13%)·사고대비(10.7%)의 순.
○내집 있어야 89%
특히 응답자의 88.6%는 「자기소유의 집이 꼭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택소유에 대한 강한 열망을 나타냈다. 이들의 지출은 자녀의 교육비와 식생활비가 가장 비중이 커 각각 32%로 총지출의 64%. 이중 학교 교육비를 제외한 사교육비가 월평균 16만4천원으로 월평균소득의 12.8%에 해당,외국에 비해 과외열이 극심한 우리나라의 특성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
식생활의 경우는 월평균 1회이상 가족외식을 하는 가구도 58%로 나타났는데 이는 외식문화의 확산추세를 입증하는 것.
신용카드 소지율은 절반이 넘는 51%로 이 제도가 이미 우리사회에 폭넓게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줬는데 사용용도가 가장 큰 것은 「상품 및 서비스대금의 할부지급」으로 42%.
○카드소지율 51%
그러나 이들중 26%는 신용카드제도에 대해 심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데 51%가 「비싼 연체이자 및 할부 수수료」를 꼽고 있다. 다음은 「가맹점에서의 수수료부담 요구」로 30% 등.
「냉장고·TV 등의 내구재 구입시 대형을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54%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그렇지 않다」는 22%에 그쳤다. 이에대해 조사팀은 『소비수준이 높아지고 과소비풍조가 확산됐던 89년부터 구매형태가 대형·고급화 추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품구매의 경우는 28%가 「다소 비싸더라도 유명상표의 물건을 구매하겠다」고 응답,유명상표 의존도도 크다는 사실을 보여줬는데 「품질이 좋다면 외국산을 이용하겠다」도 28%로 지난 90년의 22%를 넘어서고 있다.<이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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