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냉전후 무기수출 더 호황”/월스트리트 저널지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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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작년 3백40억불로 급신장 “세계 최대”/패트리어트등 대한판매 계속 추진중
냉전종식후 세계무기시장은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어 무기감축이라는 명분은 공염불이 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지가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대외무기판매액이 3백40억달러에 달하는 등 냉전후 미국의 무기판매는 계속 호조를 보이고 있다.
86∼89년 미국의 대외무기 판매액은 연간 50억∼1백억달러씩에 그쳤으나 동유럽 공산권이 무너진 90년 2백억달러까지 치솟는 호황을 누렸었다.
그러나 91,92년 각각 1백50억달러 수준으로 급격히 내려갔던 대외무기판매가 93년에는 3백40억달러에 달하는 급신장을 보였다.
지난 89년부터 92년까지 미국의 대외무기판매는 물량에서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국가들과 중국·러시아를 모두 포함한 것보다 더 많아 냉전후 미국의 무기장사는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 86년 2백80억달러어치의 무기를 판매했던 러시아가 냉전종식과 함께 무기수출이 급격하게 줄어듦에 따라 92년 20억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미국은 사실상 세계 최대의 무기판매국이 되고 있다.
미국은 89∼92년 사이 전투기 9백17대·탱크 4천9백48대·헬리콥터 8백48대를 판매,압도적인 우위를 지켰다. 다만 장거리 미사일에서 유럽3국이 7백97기로 미국의 4백84기를 거의 2배나 앞섰고,전함에서도 미국에 63척대 33척으로 우위를 지켰다.
미국의 지난해 3백40억달러 대외무기판매중 전투기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으며 이중 록히드사의 F­16과 맥도널 더글러스사의 F­18·F­15가 대종을 이루었다. 미사일부문에서는 레이시언사의 패트리어트마시일이 8천6백기로 전체 미국 미사일 판매의 거의 전부를 차지했다. 패트리어트미사일은 미국이 대한판매를 강력히 추진중이다.
미국무기의 최대 구매국은 유럽국가들과 일본으로 일본은 지난해 90억달러어치를 구입하기로 결정,전통적으로 미국무기를 가장 많이 사들였던 중동국가들을 앞질렀다. 일본은 최근 중국이 군사력을 크게 증강하는 것에 대비해 대규모 무기구입에 나서고 있으며 미국 록히드사의 F­16을 모델로 한 FS­X 차세대 전투기를 자체 개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기도 하다.
중동의 경우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쿠웨이트·아랍메이리트 등이 주요 미국무기 고객들이고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대만이 일본의 뒤를 잇고 있으며 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 등고 상당량을 구입하고 있다.
특히 대만은 앞으로 수년간 록히드사의 F­16 전투기 60억달러어치를 구매하기로 결정,구체적인 구매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54대의 헬리콥터도 사들일 예정이다.
한국은 미국의 전투기와 탱크 관련 첨단기술을 도입하고 있으며 미국산 미사일과 함께 프랑스 미사일,독일 잠수함을 구입하고 있다.<워싱턴=진창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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