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중국행 바람/대통령·JP·DJ등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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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핵해결 열쇠 가졌다” 판단/여야,협력강화 나서
정치권에 중국바람이 불고 있다. 가장 먼저 중국 방문길에 올랐던 사람은 이만섭 국회의장이다. 그는 지난 6일 차오스(교석) 전인대 상무위원장 초청으로 여야 의원들을 이끌고 중국을 공식 방문했다.
이기택 민주당 대표도 이달중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연기해놓은 상태다. 여기에 김영삼대통령·김종필 민자당 대표는 물론 김대중 아태평화재단 이사장도 중국방문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 의장은 1주일간 중국에 머물면서 장쩌민(강택민) 국가주석,리펑(이붕) 총리 등 중국의 주요 지도자들을 만나고,상해 홍구공원 등 독립투사 유적지도 둘러봤다.
이 대표는 이달중 방문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동행할 의원들의 여권까지 모두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공산당 1당 지배체제로 야당이 없는 중국에서 격에 맞는 상대를 고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아직 민주당으로서는 중국 정치권에 아무런 사전 교분을 맺어놓은 것이 없다. 그 바람에 민간인 특사를 통해 교섭을 진행했으나 「중국국내 사정상」 무산됐다.
올해 정치인들의 방중이 몰리고 있는 것은 중국이 동북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로 볼때 중국을 모르고 큰 정치인이 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인듯 하다. 또 중국이 북한의 유일한 동맹국이기 때문에 핵문제 해결에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도 깔려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수교 당시 올해 국가주석이 방한하는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핵문제 등 남북 사이가 미묘한 상황에서 강 주석의 방한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 같다. 김 대통령은 관례를 떠나 다시 방중 길에 오름으로써 중국의 협력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은 1∼2월중 중국을 방문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이 3개월께 방중한다면 굳이 앞서가 오해를 받기 싫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민자당은 이미 지난해 11월 중국 공산당과 당대 당 교류를 위해 조부영 사무부총장 등 실무반을 중국에 보냈다. 올해는 중국의 실무반을 초청하고,뒤이어 김 대표가 중국을 방문한다는 계획이다.<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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