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수 94올스타탁구서키트 우승비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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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金擇洙(대우증권)의 우승은 한국남자탁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내로라하는 세계의 톱랭커 8명이 참가,불꽃튀는 녹색테이블의 혈전을 벌인 94월드올스타 탁구서키트 서울시리즈는 김택수.劉南奎(동아증권)등 한국선수들의 펜홀더와 여타 6명의 셰이크핸드 세계강호들간의 전형 경연장 양상을 띠었다.현대탁구 의 주류를 이루는 셰이크핸드 전형의 물결속에서 이날 김택수가 볼의 마술사로 불리는 세계1위 발드너(스웨덴)와 93세계선수권자 가티엥(프랑스)을 연파하고 정상에 오른 것은 점차 사라져가는 펜홀더전형의 개가.
식사때 나이프(칼)를 잡는 서구인들의 특성상 유럽선수들이 악수하듯 라켓을 쥐는 셰이크핸드전형에 익숙한 것은 당연지사.
이같은 유럽선수들이 펜을 쥐듯하는 아시아권의 펜홀더선수보다 네트앞 부분의 볼처리가 미흡,80년대 중반까지는 정상 문턱에서밀려나곤 했지만 이후 중국유학 등으로 세기를 보완,이제는 완전히 세계남자탁구계를 평정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발드너는 16세때 중국에 유학,잔기술에선 세계최고를 자랑하는대선수로 성장했고 가티엥은 시간차 공격을 연마,중국선수보다 더빠른 전진드라이브공격수가 됐다.
중국이 뒤늦게 셰이크전형 양성에 나서 셰이크핸드선수로선 아시아 최고라는 마원거를 키워냈지만 랠리에서 유럽의 파워에 뒤져 정상엔 오르지 못했다.
이같은 세계추세에 밀려 한국의 주니어들 상당수도 무작정 셰이크핸드 전형을 택하는 경향이 부쩍 늘었으나 오른손 펜홀더의 金은 이날 보란듯이 탄탄한 백핸드 쇼트 블로킹에 의한 오른손 전진드라이브란 펜홀더방식으로 세계를 제패,한국탁구의 앞날에 커다란 시사를 했다.
유럽선수들은 펜홀더전형과의 경기경험이 적어 타구를 예측할수 없는데다 펜홀더선수들의 빠른 몸놀림에 시간을 빼앗긴다는 고충을토로하고 있다.
姜文樹남자대표팀감독은 『유럽선수들에겐 상대적으로 낯설고 한국선수들의 작은 체형에 적합한 펜홀더전형 육성만이 세계시장에서 한국탁구가 행세할수 있는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劉尙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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