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개혁파 각료 잇따라 사의/가이다르 부총리 이어 재무·사회장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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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전폭 개각 앞두고 큰 충격
【모스크바 AFP·로이터=연합】 러시아 경제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예고르 가이다르 제1부총리(37)가 16일 제1부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개혁파 각료들인 재무·사회문제장관도 사퇴의사를 시사함에 따라 러시아정부가 다시 위기에 휩싸였다. 가이다르 제1부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개혁정책을 둘러싼 다른 각료와의 견해차로 사임키로 했다고 밝히고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도 자신의 사퇴를 양해했다고 말했다.
가이다르 옐친 대통령 앞으로 보낸 사직서를 공개하면서 『나는 정부안에 있으면서 동시에 정부에 반대하는 위치에 있을 수는 없다』고 사임이유를 설명하고 경제정책들을 진척시키기 위한 필수기구들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직책을 계속 수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가이다르의 전격적인 사퇴표명은 17일 또는 18일 단행될 대폭적인 개각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정치권에 커다란 충격을 던져주고 있을뿐 아니라 개혁정책을 둘러싼 정부내 분열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러시아의 경제개혁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가이다르의 사퇴의사 발표에 이어 정부내 또다른 핵심 개혁파 각료인 보리스 표도로프 부총리겸 재무장관도 이날 아직 사퇴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현 정부안에서의 활동에 매력을 잃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가이다르를 강력히 지지해온 엘라 팜필로바 사회문제장관도 이날 의사당 신축문제와 관련,정부를 맹공격한뒤 사퇴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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