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생활정치-이기택대표 발로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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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생활현장의 목소리를 정책대안에 적극 반영한다」는 民主黨의「生活政治」가 본격화되고 있다.
李基澤民主黨대표는 지난주 시장을 방문해 체감물가를 확인한데 이어 11일 낮에는 大德연구단지를 찾아 첨단과학의 연구성공사례를 둘러보고 인공위성연구센터(소장 崔順達)를 방문,과학화의 현장을 지켜보았다.李대표는 이날 과학자들에게『국가경 쟁력은 말로만 되는게 아니라 과학기술의 바탕위에 질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이 요체』라며『여야를 떠나 과학기술발전은 최우선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李대표는 전날에는 九老공단에서 중소기업체대표와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청취했고,忠南洪城으로 내려와「농민과의 대토론회」에 참석한 뒤 농민 李仁福씨(65)의 집에서 1泊하며 수입개방대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농민과의 대토론회에서 李대표는『앞으로 정치만을 위한 정치는 절대 하지 않겠다』며 향후 사안별로 이같은 여론수렴방식을 지속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청와대에서도 생활개혁을 추진한다고 하니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한뒤『현장의 국민을 떠난 정치는 이제 결코 존재할 수없다』고 강조했다.民主黨은 최근 일련의 현장방문에서 수많은 목소리를 귀담아 들었다.李대표가 민박한 李씨집에서 李씨와 이웃 농민들은『수입개방으로 기르고 있는 가축의 수를 얼마나 줄여야할지 고민』『대학생 아이들 하숙비가 걱정』『우리가 재배하는 땅콩은 제자리걸음인데 담뱃값은 3할이나 오르니…』라며 시종 시름을감추지 못했다.
『대학출신이 농촌에도 퍼지게 해달라』『떠나는 농촌에서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어달라』며 지푸라기라도 잡는듯한 심정의 호소는 계속됐다.
李대표는『우선 대통령과 정부가 밤잠 안자고 발을 벗고 나서야한다.그러나 세상이 완전히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빨리 알고국민 모두 정신을 차려 절약하고 단결해야한다.민주당도 정신을 차릴 테니 여러분들도 합심해달라』고 말했다 전날 농민토론회에서도 농민들은『농기계 구입시 담보를 완화해달라』『농촌세금과 의료보험 수가를 낮춰달라』며 고충과 의문을 털어놓았다.
주름살깊은 村老들도 무언가를 열심히 메모하며 하나라도 정보를귀동냥하는 모습이「위기의 농촌」을 반영했다.
일부 농민은『민주당은 과연 쌀시장 개방을 총선 약속대로 저지했느냐』고 지적하기도 했고,농협조합장의 등장에『빚은 늘어나는데당신들 봉급만 오르고 있다』는 야유가 쏟아지는 등 농촌 현장의異常분위기가 그대로 감지되고 있었다.이에 앞서 九老공단 방문에서도 업체대표들은 李대표등에게『물가인상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인상 요구가 제일 걱정이다.이 문제는 오히려 야당이 잘 선도해달라』『공업계교육을 확충시켜달라』『규제완화가 일선에까지 전달이 안된다』고 지적했고 근로자들은 생 리휴가폐지의 재고,노동관련법의 조속한 개정을 요구했다.李대표는 일단 이날까지의「경험」을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고 국회의 입법등을 통해 나름대로실현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여론 수렴과정에서 일부 지역.집단 이기주의편승 발언과 문득문득 드러난 지나친 政治色이 개선할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대안제시를 위한 야당의 긍정적 방향설정과 노력은 높이 살만하다.
[洪城=崔 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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