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패트롤>위도,슬픔딛고 관광지 개발 부푼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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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끔찍스런 일을 당하고 나서 아예 섬을 떠나버린 사람도 있지만 섬을 관광지로 개발해준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고 슬픔을 삭이고 있습니다.』 3개월전 서해 페리호 침몰사고로 58명의 이웃을 잃은 전북부안군위도면 주민들은 새해를 맞아 끔찍했던 지난해의 악몽과 슬픔을 털어버리고 새 삶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다시는 꺼내지 않을 것처럼 아무렇게나 내팽개쳤던 그 물을 꺼내 손질하고 김발을 뜨는 주민들의 손길이 바쁘고 물빠진 개펄에서 낙지잡는 아낙네들과 갯가 바위에서 굴을 따는 아이들의 얼굴에 즐거움이 가득하다.
주민들은 서해 페리호 침몰사고로 발걸음을 끊었던 바다낚시꾼들도 노래미가 잡히기 시작하는 봄철 시즌이 되면 또다시 이곳을 찾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곳이 고향인 申亨均씨(47)는『사고후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처럼 소문이 났지만 이곳만의 묘한 정취와 후한 인심을 못잊어한번 와본 사람은 다시 찾지 않을 수 없다』고 자랑했다.
전국 3대어장 가운데 하나였던 칠산어장을 끼고 있는 위도는 상왕등도.치도.거륜도등 유인도 6개와 무인도 16개 섬으로 이루어진 면으로,총면적 1.414평방㎞에 인구는 2천여명.
한때 조기잡이철이면 전국에서 수백척씩 어선들이 몰리고 부두에는 고깃배 따라 찾아온 여인네들의 분냄새와 술취한 어부들의 노랫소리로 불야성을 이뤄 20여년전만 해도 주민 수가 4천여명을헤아렸지만 조기잡이가 끊어진 이후 절반으로 줄었 다.
그래도 봄철 새우잡이와 가을 멸치잡이,겨울철 해태.굴 등 사철 어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새우.멸치.해태.굴은 맛좋기로 이름이 나있다.
바다위에 올망졸망 떠있는 섬들과 바닷가의 기암절벽,1㎞를 잇는 백사장이 펼쳐있는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서해낙조는 한폭의 그림이고 풍어과 평안을 비는 민속굿「띄뱃놀이」는 이곳아니면 볼수 없다.
특히 봄철 노래미부터 가을철 백조기까지 계속되는 바다낚시는 전국 제일로 꼽혀 피서철이면 관광을 겸한 낚시인파가 5만여명씩몰리고 있다.
그런데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턱없이 모자라 관광객들의 불편이 컸다.
정부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인정,도서지역을 개발하는 사업비로는최대규모라 할만큼 2백80억원을 투입하는 종합개발계획을 세웠다. 올해부터 2개노선 26㎞의 순환도로를 개설하고 벌금과 시름에 상수도 수원지를 개발하며 식도 등 6개 유인도서에 방파제 7백m,치도 등 4개도서에 선착장 2백m를 쌓는다.
또 4개 유인도서에 여객선 터미널을 짓고 2개소에 쓰레기 소각장을 설치한다.
또 1백66억원을 들여 98년까지 위도해수욕장을 국민관광지로개발하고 9억원을 들여 파장금 방파제 2백85m 가운데 1백4m에 대한 보강공사도 실시할 계획이다.
『위도는 결코 비극의 섬이 아닙니다.희망이 넘치는 복된 땅입니다.』 갑술년 새해에 떠오른 해는 위도 주민들에겐 다른 어느해보다 밝고 아름답게 빛나며 희망차다.
[蝟島=徐亨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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