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기지 이전하면…] "한국판 센트럴파크 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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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란 같은 용산기지 부지 83만여평은 공원으로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는 일찌감치 이 땅에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영국 런던의 하이드파크와 같은 대규모 자연 휴식공간을 조성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1989년 이 같은 구상을 처음 밝힌 데 이어 91년 '민족공원(가칭)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을 내놨고, 지난해 4월 초 '2020년 도시기본계획'에도 용산기지 부지를 북한산~남산~관악산을 잇는 중간 녹지축으로 보전하는 방안을 명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내에 공원 조성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면 2006년께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원 조성의 걸림돌은 돈이다. 용산 부지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국방부가 이 땅을 팔아 미군 기지 이전 비용(30억달러, 약 3조6천억원)을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총리실 산하 주한미군대책기획단 관계자는 "용산기지 문제와 관련, 아직 서울시와 공식 접촉한 바 없지만 기지 이전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려면 서울시가 부지를 적절한 가격에 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전 비용을 부지 매각으로 모두 해결하려 할 경우 평당 4백30만원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시가 공원으로 조성하려면 부지를 매입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정부와 무상으로 지원받는 방안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용산기지 이전으로 강남과 용산구 동부이촌동을 연결하는 동작대교의 도심 연결도로가 건설될 전망이다.

84년 12월 완공된 이 다리는 북단 출구가 서빙고로에 연결돼 도심 진입이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당시 설계 단계에선 다리 북단에서 후암동 용산 중.고등학교 앞 네거리까지 2천7백m(폭 20m)의 도심 진입도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용산기지를 통과하지 못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서울시 건설안전본부 관계자는 "용산기지 활용 계획이 나오는 대로 동작대교 북단에서 도심을 연결하는 도로 건설을 재추진하겠다"며 "신설 도로는 녹지 훼손을 막기 위해 최대한 지하구간으로 건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세정.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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