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 AI 발생 … 주민 사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한국인들이 여름철 휴양지로 즐겨 찾는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서 처음으로 조류 인플루엔자(AI) 환자가 발생해 1명이 숨졌다.

이로써 1997년 홍콩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전 세계 AI 사망자는 모두 200명으로 늘었다.

14일 로이터와 AFP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발리 섬 북서부 젬브라나 지역에 거주하는 주부 윈드아니(29)가 AI 증세로 치료를 받아 12일 병원에서 숨졌다. 그는 사망 하루 전인 11일 고열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진료를 받았다. 병원 당국은 AI 바이러스 일종인 H5N1 감염이 그의 사인이라고 14일 공식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은 그의 5살 난 아들도 고열 증세로 3일 숨졌다는 주민들의 진술에 따라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또 젬브라나 지역에서 2살 난 어린아이가 고열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이 아이 역시 AI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 어린이가 사는 이웃 집에서 최근 수십 마리 닭이 AI 증세로 폐사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네시아 AI정보센터의 의사 닝그럼은 "역학 조사 결과 사망한 5살 난 아이와 치료 중인 2살 난 아이가 AI에 감염된 게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AI대책위원회 바유 크리스나무트리 위원장은 "AI 발생 지역의 가금류를 모두 살처분하고, AI 예방과 추가 희생자 발생을 막을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조류 인플루엔자(AI:Avian Influenza )= 조류에 발생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닭.오리 등 가금류에 큰 피해를 준다. 고병원성의 경우 사람에게도 감염된다. 주로 조류의 분비물을 직접 접촉할 때 발생한다. 대체로 열이 나고 호흡 곤란을 겪는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12월 충북 음성에서 발생해 전국으로 확산됐으나 약병원성으로 인체에는 감염되지 않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