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옷 생활복으로 되살리자-민족생활문화硏,보급 한마당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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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우리옷을 일상생활복으로 정착시키자.」 18일 오후3시 서울명륜동 민족생활문화연구소(소장 李起淵)「우리옷전시장」에서는 우리옷입기 확산을 위한「열림굿」한마당이 벌어졌다.
춤터「새마루」춤꾼들의 축하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열림굿은 가수鄭泰春씨의 노래발표,「新오적」판소리꾼 林賑澤씨의 판소리등으로 흥을 돋우고,諸廷坵의원등 평소 우리옷을 즐겨 입는 각계인사들의덕담으로 이어졌다.
이날 모임은「질경이」라는 우리옷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는 생활문화연구소가 서울혜화동에서 지난달 30여평 규모의「우리옷상설전시장」을 마련해 이사한 기념으로 집들이겸 마련한 자리.
양복보다 실용적이고 한국적인 멋이 넘치는 우리옷을 생활복으로일반에게 널리 알려보자는 것도 이 모임의 또 하나의 목적이었다. 이에따라 이 모임에 우리옷을 입고 참석한 1백여명은 우리옷의 편리함과 멋을 얘기하면서,『질을 높이고 디자인을 살려야한다』는등 우리옷 확대방안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옷은 치마 저고리.바지등 한국 전통옷의 線과 色相을 살리면서 현대생활에 맞게 실용적으로 개량해 일상복화한 옷으로 전통한복과 구분된다.
순면.모시.명주등 천연소재와 감물.치자물과 같은 천연염료를 사용하는등 우리 전통복식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강한 현대복이다.
옷모양도 일상생활에 불편한 고름 대신 매듭이나 단추를 달고,끈으로 매는 허리는 고무줄을 넣어 활동에 편하도록 했다.옷값은누비의 반코트에 해당하는 덮개가 3만9천~4만2천원,겹바지는 2만9천원선이다.
우리옷은 생활 문화연구소,누렁소,춘천의 새내공방등이 만들어 서울대앞 「두껍아 두껍아」등 전국 30여개 생활문화매장을 통해보급하고 있으나 아직수요는 그리 많지 않다.디자인이 아직도 일상복으로 입기에는 낯설고 소재또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옷이 그동안 운동권학생이나 재야인사들이 주로 입어「운동권복」(?)이라는 인식이 강해 일반인들이 선뜻 내켜하지 않기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또 우리옷을 보급하는단체들도 영세성을 면치 못해 일반인에게 보급하 려는 노력을 별로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생활문화연구소는 우리옷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이는등 우리옷확산작업을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문민정부시대가 되면서 운동권에 대한 시각도 많이 약화되고 있고 세계적으로 민속풍패션이 유행을 한다고 해 이 기회에 우리옷의 생활 화운동을 펴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李소장은 설문조사 결과 우리옷이선이 아름답고,편리하고,우리정서에 맞는다는 반응이 나타났다며 우리옷생활화가 희망적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여기에서 지적된 우리옷의 문제도 많다.
지적된 문제는▲무늬.디자인.색상이 단조롭고▲크기가 다양하지 않고▲소재의 질이 떨어지고▲바느질이 좋지 않다는 점등으로 상품성면에서는 회의적인 반응들이었다.
이에따라 연구소측은 전문디자이너를 영입하고 소재의 고급화를 추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또 내년에는 패션쇼를 열고 연예인에게 입히는 방안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
李소장은 지난 파리컬렉션에서 디자이너 李英姬씨의 한국전통복식의 현대화작품등이 좋은 평가를 얻었던 것처럼 상품성만 보완하면우리옷도 널리 확산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梁善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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