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공약 못지킨 것 사과”/김 대통령 특별담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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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익위해 개방·국제화 선택/농촌구조개혁 앞당겨 시행/수입관련 이익 농민에 환원
『국민에게 한 저의 약속을 끝가지 지키지 못한데 대해 그 책임을 통감하면서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김영삼대통령은 9일 오전 청와대에서 담화문을 발표,쌀시장 개방을 막지 못한데 대한 대국민사과와 함께 개방에 따른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황인성 국무총리 등 전국무위원과 김종필대표 등 민자당 고위당직자 등이 배석해 TV·라디오로 전국에 생중계되는 가운데 「고립을 택할 것인가,세계로 나아갈 것인가」라는 제목의 사과 담화문을 발표했다.<관계기사 2,3,4,23,25,31면>
김 대통령은 『앞으로 결코 미봉책이 아니라 실제로 농민이 피부로 달라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도록 농업대책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하고 『이제 힘을 합해 개방에 대비해야지 부득이한 개방과 그에 대한 반대가 정쟁이나 국론분열로 번져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김 대통령은 ▲농어촌 구조개선을 앞당기고 ▲농산물 개방과 관련한 이익을 농민에게 돌리고 우루과이라운드(UR)로 생기는 이익을 농촌에 환원하며 ▲농가보상,농지를 비롯한 농업관련 제도·구조개혁 등 종합적인 대책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김 대통령은 쌀시장을 지키려한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면서 『국제적인 고아로 혼자 살아갈 것이냐,아니면 세계화·국제화·미래화의 길로 나아갈 것이냐는 두가지 길 가운데 저는 국가이익을 위해 후자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우리가 국제적인 고아가 되어서는 결코 살아남을 수도,발전할 수도 없다』고 말하고 『UR타결로 우리가 분명히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고 개방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으로서(쌀시장 개방을 막지못한) 그 책임을 솔직히 인정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하고 『우리 쌀을 우리가 먹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구체대책 밝혀라/민주당 촉구
민주당은 9일 김영삼대통령의 쌀시장 개방관련 담화에 대해 『파국으로 이끌고 온 김 대통령은 죄송하다는 사과만을 나열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책임과 대책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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