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공연을 공짜로 보는법

중앙일보

입력

9월 18일 뉴욕 링컨센터 앞 광장은 이른 아침부터 티켓을 구하려는 뉴요커들로 장사진을 이룰 것 같다. 인터넷 예매 시대에 접어들면서 좀처럼 보기 힘든 진풍경이 오랜만에 재현되는 것이다. 이날 오전 9시45분 링컨센터 에이버리 피셔홀에서 시작되는 뉴욕 필하모닉의 ‘오픈 리허설’을 보기 위한 사람들이다.

뉴욕 필하모닉은 매주 3일간 연습해서 3일간 연주하는 게 보통이다. 첫 공연이 있는 날 아침에는 무대 리허설을 하는데 전석 16달러(약 1만 5000원)를 받고 티켓을 판매한다.

하지만 9월 18일의 오픈 리허설은 뉴욕필 사상 처음으로 시도하는 무료 행사다. 오전 8시부터 티켓을 선착순으로 배부하는데 출연진과 프로그램의 면면으로 볼 때 오전 6시부터 일찌감치 기다려야 표를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표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뉴욕 시민들의 지루함을 달래주기 위해 뉴욕필 수석 주자들로 구성된 금관 앙상블이 아침부터 광장에서 경쾌한 선율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날 오픈 리허설은 2007∼2008년 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오프닝 갈라 콘서트와 프로그램과 출연진이 같다. 음악감독 로린 마젤의 지휘, 첼리스트 요요마의 협연으로 ‘카니발 서곡’‘첼로 협주곡’‘교향곡 제7번’등 드보르작의 작품만으로 레퍼토리를 꾸몄다.
이번 행사는 글로벌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뉴욕필 협찬에 나선 프랑스의 글로벌 은행'크레디 리요네'가 뉴욕 시민에게 선사하는 일종의 ‘음악 선물’이다.

저녁에 열리는 오프닝 갈라 콘서트의 티켓은 59∼235달러(약 5만 5000∼22만원). 시즌 중의 정기 연주회(34∼104달러, 약 3만∼9만 5000원)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아침부터 서두른다면 22만원짜리 티켓을 공짜로 얻게 되는 셈이다. 평소에 유료로 판매하는 오픈 리허설 가격에 오프닝 갈라 콘서트라는 점을 반영하더라도 35달러(약 3만 2000원)짜리 티켓을 공짜로 나눠 주는 셈이다. 무료 티켓 배부에 따르는 예산은 크레디 리요네가 지원했다. 저녁 공연의 연주시간은 2시간에 불과하지만 오픈 리허설은 3시간 걸린다. 전곡을 중단없이 들을 수 있는데다 덤으로 연습 광경도 볼 수 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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