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품권 황금알 낳는거위 조짐-책의해 봇물.회수율 저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도서상품권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판매액은 급격히 늘어나는 반면 회수율이 저조해 돌아오지 않는상품권 액수가 수십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91년4월 16년만에부활한 도서상품권은 첫해에 40만장,92년엔 1백20만장을 판매했고 올해에는 지난 20일로 3백만장을 돌파하는 급신장을 보였다.가입서점도 발족 당시엔 3백여곳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2천8백여곳으로 크게 늘어났다.이용이 이처럼 크게 는 것은 정부기관과 대기업.백화점등은 선물.경품 .사은품등으로,일반인들도 명절이나 신학기 선물용으로 이를 주고받는 관행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도서상품권 사업이 막대한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회수율이 저조하기 때문이다.도서상품권 발행처인 (株)「한국도서보급」은 두산그룹이 지분의 60%를,관련 단체와 일부 출판사들이 나머지 40%를 나눠갖고 있다.서점은 액면가 5천 원인 상품권을 95%의 값에 사며 서점으로 돌아온 상품권도 다시「한국도서보급」에 같은 값에 회수된다.
따라서 상품권 자체에서는 이익이 전혀 남지 않게 돼 있으나 발행에서 회수까지 가지고 있는 돈의 이자와 끝내 돌아오지 않는상품권의 액수만큼이 수입이 되는 것이다.
상품권 자체는 오랜 기간이 지나도 계속 유효하나 발행후 5년동안 사용되지 않은 금액은 상법상 퇴장이익,즉 수입으로 처리하게 된다.
한국도서보급측은 돌아오지 않는 상품권의 비율을 명확히 밝히지않고 있으나 업계에선 91회계연도에(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43%,92회계연도에 40%,올해엔 20~30%에 이를 것으로추산하고 있다.
그 금액은 91회계연도 20억원,92회계연도 40억원,93회계연도엔 내년 3월까지의 매출액을 2백억원으로 보면 50억원안팎에 이른다.
한국도서보급은 장부상으로는 첫해에 2억5천만원,이듬해에 1억2천만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발행 3년이 지나는동안 1백10억원안팎의 잠재이익을 쌓아놓은「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셈이다.상품권의 평균 회수기간이 3~6개 월인 점을 감안하면 5년이 지난 뒤에는 이 액수가 차례로 수익으로 될 것이 거의 명백하다.돌아오지 않는 상품권은 멸실되거나 계속 유통중이다. 자신이 사지 않고 선물로 받은 것이므로 보관이 허술해져 세탁과정에서 찢어지거나 갖고 다니다가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와함께 서점에서 재유통시키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손님으로부터 받은 도서상품권을 도서보급에 가 95%의 값으로 돌려받느니 5천원에 고객에게 되파는 것이 서점으로서는 간편하고 이익이기 때문이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유통 비율 이 20%에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도서상품권은 외국의 경우 대체로 10년이상이 지나야 사업으로정착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회수율이 이례적으로 낮다는 특수상황으로 인해 빠른 시기에「물좋은 사업」으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 30년 가까운 도서상품권 역사를 가진 일본의 경우「일본도서보급」이 이익을 남기는데 18년이 걸렸으나 요즘은 회수율이 90%를 넘는데도 해마다 30억엔의 흑자를 남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趙顯旭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