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萬鍾소령 軍犬연구-개에게도 바이오리듬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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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이름:폴라,생년월일:88년12월13일,병명:설사(기생충감염이 원인),발병일:93년1월5일,회복:93년2월10일,전문가 소견:바이오리듬 저조기에 발병해 고조기에 건강을 되찾은 것으로보임」. 언뜻 다섯살바기 미국 어린아이의 입원차트로 착각할만한이 기록은 실은 우리 공군 소속 軍犬 한마리의 病歷을 담은 것이다.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폴라가 생체(바이오)리듬을 갖고있다는 사실이다.
공군 제1헌병대대장 李萬鍾소령은 최근 1년여에 걸쳐 부대소속군견(독일산 셰퍼드) 28마리의 병력.임무수행능력 등을 종합해연구한 결과 개도 사람처럼 바이오리듬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개의 신체리듬은 23일,감 성리듬은 28일,지성리듬은 33일이라는 것.
공군 군견은 주로 항공기.탄약고등의 시설을 비행종료시간부터 이튿날 비행개시 시간까지 대략 4시간씩 3교대로 경비하며 발달된 후각을 이용,수색.추적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이들 군견은 대당 수백억원이 넘는 전투기등을 지키기 때문에 정기적인 특별건강관리도 받고「독채」가 제공되며 사망시에도 군견묘지에 묻히는 등 웬만한 사람을 능가하는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李소령이 개의 바이오리듬에 착안한 것은 야간근무를 마치거나고된 훈련을 받은 다음날 설사나 구토등의 이상증세를 보이는 군견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은 군견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부터.
평소 건강상태가 비슷한 군견이 이처럼 발병등에 있어 차이를 보이는 것은 그때 그때 개의 컨디션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그는 추정했다.
李소령은 군견들의 바이오리듬을 근거로 초.중.고등명령복종훈련의 이행상태,발병.회복등을 관찰한 결과▲감성.지성리듬이 고조기일때 고등훈련을 잘 이행했고▲사망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군견들의경우 3개 바이오리듬이 모두 저조기라는 사실등 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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