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친선축구, 5대0 기세로 알프스도 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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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알프스를 넘어라.

카타르 도요타컵 8개국 축구대회 첫 경기에서 남미 강호 파라과이를 5-0으로 대파하고 힘차게 출발한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스위스마저 꺾고 4강 티켓을 일찌감치 확보하겠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팀은 17일 0시(한국시간) 스위스와 B조 예선 2차전을 갖는다. 스위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4위로 한국(22위)보다 처지지만 유럽 특유의 힘과 기동력을 앞세운 팀이라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올림픽팀끼리는 1995년 3월 한 차례 맞붙어 한국이 2-1로 이긴 바 있다. 스위스는 모로코와의 1차전에서 3-2로 승리, 한국에 골득실차로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의 자신감은 주전 선수의 포지션 이동이 대성공을 거뒀다는 데서 나온다. 파라과이전에서 김호곤 감독은 측면 미드필더로 뛰던 최태욱(안양)을 최전방에, 윙포워드로 활약하던 최성국(울산)을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했다. 최태욱은 전반 25분까지는 투톱, 이후에는 스리톱의 오른쪽을 맡아 가공할 위력을 보여줬다. 수비 부담을 덜고 슈팅 찬스를 많이 확보함에 따라 양발을 다 잘 쓰고, 중거리슛 능력도 갖춘 최태욱의 '킬러 본능'이 나타난 것이다. 최태욱은 전반 인저리 타임에 김두현(수원)의 기막힌 롱패스를 받아 드리블한 후 골을 성공시켰고, 후반 9분과 14분 최성국과 호흡을 맞춰 추가 득점에 성공,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최성국도 쉴 새 없이 위치를 바꾸며 과감한 드리블로 공격의 물꼬를 트고, 정확한 크로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약점으로 꼽히던 프리킥 능력도 크게 향상돼 전문 키커로서 손색없는 기량을 보여줬다. 최성국은 전반 14분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을 절묘하게 감아차 첫 골을 만들어냈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동진(안양)의 중앙수비수 기용도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김동진은 '제2의 유상철'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강한 체력과 기동력, 동료를 리드하는 카리스마로 수비진을 든든하게 이끌었다.

김감독은 "짧고 빠른 패스로 미드필드의 주도권을 잡고 다양한 공격 루트로 골문을 노리겠다"며 스위스전 필승 전략을 밝혔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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