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언씨 선거공판 이모저모-소란대비 법정안팎 엄중경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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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실형선고를 확신하며 형량에만 초미의 관심을 보여온 서울지검은 검사.수사관들을 법정 안팎 곳곳에 배치해 핸드폰등을 이용,검사장.대검등 검찰수뇌부에 릴레이식으로「벼락보고」.
「법의 한계」를 한탄하면서까지 엄벌을 구했던 洪準杓검사는 선고후『선고량이 적다』고 아쉬움을 나타내면서『슬롯머신사건이 일단끝난 셈이니 연기했던 휴가나 떠나야겠다』고 어두운 표정.
○…서울형사지법은 朴피고인에게 실형이 선고될 경우 방청객의 법정소란사태가 재발할 것에 대비해 방청인원을 법정 좌석수에 맞게 1백90명으로 제한하고 법정내에 수사관 10명,법원외곽에 전경 2개중대를 배치하는등 만반의 준비태세.
서울형사지법은 또「법정소란이 발생할 경우 법정내의 경호인원을지휘,중대사안에 대해선 구속하고 경미한 경우 감치명령및 구금영장을 발부하라」는 대법원 지시에 따라 법정소란사태에 대해선 강력대응할 것임을 반복해 경고.
○…담당 金熙泰판사는 최근『외부압력은 전혀 없었으며 선입견을배제하기 위해 사건관련 보도나 소문내용등을 기억에서 지우려고 애썼다』고 공정한 판단을 위해 최선을 다했음을 강조.
또 金판사는 이례적으로『피고인측이 변론과정에서「정치보복」주장을 펴고 방청객을 동원한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재판기간중 불편했던 심기를 표출.
○…金판사는『피고인은 검찰소환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洪여인은 수영장에서 한번 만났을 뿐이고 鄭德日씨는 알지도 못한다」고말했다가 검찰조사과정에서는 洪여인 집에서 鄭씨를 만난 사실을 시인했다』며 朴피고인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는 점 을 암시하기도. 金판사는 또『朴피고인이 정치인이기 때문에 그러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가 껄끄러웠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여러차례 진술을 번복함으로 인해 결국 피고인 주장 모두의 신뢰도만 떨어뜨렸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7차례에 걸친 재판때마다 3백~4백여명의 방청객이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차던 서울형사지법 417호 법정이 막상 선고공판이 열린 5일에는 가족.비서관과 취재진 중심으로 1백여명만 선고공판을 지켜봐 군데군데 빈자리가 보■는등 썰렁한 분위기.朴피고인측은『지난달 19일 결심공판에서의 법정소란이 다시 벌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재판이 진행될 때마다 대구에서 관광버스를타고 상경했던 3백~4백여명의 지지자들을 朴의원 뜻에 따라달라고 만류했다』고 밝히기도.
유죄판결이 내려지는 순간 朴피고인은 이미 판결내용을 예상하고있었던듯 담담한 표정으로 재판장만 쳐다보다 묵묵히 퇴장했고 지지자 20여명이 조용히 기립박수를 쳤다.
한편 그동안 공소사실을 전면부인하며「표적사정說」을 주장해온 변호인들은 판결에 승복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고 검찰도『예상보다 형량이 너무 낮다』며 불만스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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