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동학혁명 기념사업회,황토현에부치는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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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동학농민혁명기념시선집『황토현에 부치는 노래』가 출간됐다.
내년 동학농민혁명 1백주년을 앞두고 동학농민혁명백주년기념사업회가 엮어 창작과비평사에서 펴낸 이 시선집에는 동학 관련 민요,전봉준 遺詩등과 함께 1920년대이후 지금까지 발표된 동학관련 시 90여편이 주제별로 나뉘어 실렸다.
『때 만나서 천지도 내 편이더니/운 다하자 영웅도 할 수 없구나/백성사랑 올바른 길 무슨 허물이더냐/나라 위한 붉은 마음그 누가 알리』.
1895년3월29일 전봉준이 처형되기전 남긴 이 시에는 除暴救民과 斥倭洋의 기치를 들고 일어났다 관군과 일본군에 의해 끝내 패해 버리고 만 장군 전봉준의 丹心이 뚜렷이 담겨져 있다.
『…琫準이 이 사람아/그대 갈 때 누군가 찍은 한장 사진 속에서/기억하라고 타는 눈빛으로 건네던 말/오늘 나는 알겠네』.
젊은 시인 안도현씨는 시「서울로 가는 全琫準」에서 이렇게 읊고 있다.형장으로 압송돼가는 전봉준이 품었던 안타까움과 애국.
애족의 마음이 오늘도 젊은이들 가슴에 면면히 흐르고 있다고 그는 믿는다.
『…우금치 동학혁명군 위령탑은/일본군 장교출신 박정희가 세웠고/황토현 녹두장군 기념관은 전두환이 세웠으니/광주항쟁 시민군위령탑은 또/어떤 자가 세울 것인가』.
정희성씨의「황토현에서 곰나루까지」는 이런 대조법에 기대어 동학혁명정신이 군사독재 한국현대사를 바로 잡기 위한 양심과 행동으로 이어져 내리고 있음을 노래한다.그리고 이러한 민족자주적 양심의 절창으로 신동엽시인의「껍데기는 가라」가 있 다.
『…東學年 곰나루의,그 아우성만 살고/껍데기는 가라./…이곳에선,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아사달 아사녀가/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부끄럼 빛내며/맞절할지니/껍데기는 가라./한라에서 백두까지/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그,모오든 쇠붙이 는 가라.』〈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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