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망경>정부,남북단일팀 적극추진-본선진출 계기 즉흥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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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2002년 월드컵축구 남북한 공동유치 방침을 세운 정부는 그전단계로 94미국 월드컵대회에 남북한 단일팀을 출전시키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李敏燮 문화체육부장관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축구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한다는 의미에서 내년 월드컵에 남북단일팀이 출전하는것이 바람직하다』며『조만간 관계부처를 통해 정식으로 북측에 제의하겠다』고 밝혔다.
남북단일팀이 미국월드컵에 나갈 경우 우리로서는 200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한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수 있을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남북한은 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단일팀을 출전시킨 전 례를 갖고있다. 이번 경우는 남북한이 모두 출전권을 확보했던 91년과 달리 북한이 아시아최종예선에서 탈락해 과연 국제연맹규정상 단일팀구성이 가능한지가 불확실하며 핵사찰문제등으로 경직된 남북관계가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축구를 통해 세계평화에 이바지한다는명분이 있어 대한축구협회가 적극적인 외교력을 발휘한다면 남북단일팀 출전에 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북단일팀 구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이고도 치밀한노력이 요구된다.체육계관계자들은 그동안 대한체육회. 축구협회등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2002년 월드컵유치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왔던 정부가 내년 본선진출을 계기로 갑자기 적극성을 띠는등즉흥적인 체육정책을 펴는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단일팀을 구성해 남북간 체육교류를 활성화하고 월드컵대회를 유치하자면 정부가 체육행정에 장기적인 청사진을 가져야한다는 지적이다. 〈李德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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