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맏형 이상은씨 도곡동 땅 지분 제3자 재산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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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의 맏형 이상은(74)씨가 소유했던 서울 도곡동 땅 지분이 제 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의 지분은 본인 소유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최재경 부장검사)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이상은씨가 김재정씨와 공동 매입한 서울 도곡동 땅의 지분이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했으나 객관적 증빙자료가 없고 자료 제출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 땅의 매입자금 출처에 대해 골재 채취와 현대건설 납품이익, 젖소 판매 대금으로 7억8000만원을 조달했다고 해명했었다.

검찰은 ▶매각대금을 이씨가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았고 ▶100억원이 넘는 거액을 저금리 간접투자상품에 10년 이상 넣어뒀으며 ▶이 돈 중에서 2002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매달 1000만~4000만원씩 97차례에 걸쳐 15억여원을 전액 현금으로 인출한 점에 의혹을 두고 있다. 이씨의 소득과 소비규모, 신용카드 사용내역에 비춰 이 돈을 본인이 아닌 다른 이모씨가 관리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씨는 조사과정에서 "이 돈을 벤처.유통사업을 하는 아들의 사업자금과 생활비로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현금으로 인출할 이유가 없는 데다 15건이 이씨가 해외에 있을 때 출금된 점으로 미뤄 이상은씨의 돈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김홍일 3차장검사는 "도곡동 땅의 이상은씨 지분은 실제 이씨 소유가 아니라 제3자의 차명재산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차장검사는 "실제 소유주가 누구인지 가리려면 자금을 관리해온 이모씨를 조사할 필요가 있지만 검찰에 출석하지 않아 진상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의 도곡동 땅 지분은 실제 김씨 소유인 것으로 확인됐다. 계좌 추적과 신용카드 사용, 납세 내역을 조사한 결과 김씨가 땅 매입과 매각대금 사용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도곡동 땅을 포스코개발이 매입한 경위와 관련, 당시 포항제철 회장이던 김만제 한나라당 고문이 직접 매입을 주도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당시 회사 관계자들로부터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김 전 회장이 265억원의 가격을 제시하며 사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김만제 전 포철 회장으로부터 '이명박 전 시장이 도곡동 땅이 자신의 소유이니 사달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언급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된 서청원 전 의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은 "'도곡동 땅을 265억원에 매입하라고 지시했다'는 검찰 발표는 한나라당 경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가 깔린 날조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상언.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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