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그림책 원화 전시하는 정승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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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삼류의 볼거리는 삼류의 상상력밖에 만들지 못한다지요? 우리어린이들에게 일류의 볼거리를 조금이라도 더 주고싶습니다.특히 우리네 정서가 살아있는 그림책,「뿌리있는 그림책」을 통해서요.
』 지난87년 여름 홍수때 경기도 광명시 수해지역에서 어린이들과 함께『물난리 난 우리집』벽화를 그려 화제를 모았던 화가 鄭昇珏씨(32).
29일부터 11월9일까지 어린이도서 전문서점 초방((392)1661)에서「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좋은 그림책」으로 호평받아온 그의 그림책『눈 먼 곰과 다람쥐』(웅진출판),『방이전』 『해와 달이 된 오누이』(대연),그리고 올 해중 새로 나올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출판사 미정)등의 원화 78점을전시하고 있다.
『걸음마할때부터 미키마우스니 톰과 제리같은 외국만화의 주인공들과 대뜸 친해져버리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정말 친근하면서도 자부심을 느끼게하는 주인공을 선물하고 싶어 토종견 삽사리에 대해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삽사리보존회장 河智鴻교수(경북대 유전공학과)가 수집한 삽사리민화들도 구해보고,우리 조상들이 신성하고도 충직한 동물로 여겨온 삽사리가 구비문학이나 전설속에는 어떻게 살아있는지도 낱낱이조사했지요.』 그래서 마침내 태어난『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는이제 한국어린이들의 마음밭을 누비면서 어질고 용감한 마음과 슬기를 심어주게될 것이라고 鄭씨는 굳게 믿는다.
이처럼 특별한 마음으로 탄생시킨 삽사리는 지점토로 입체감을 살리고 그위에 모시를 입힌뒤 혼합안료로 색칠됐다.고구려 벽화의현무.주작.백호.청룡이라든가,민화의 형식을 재구성함으로써 낯익은 정서와 상상력을 불어넣었다.달동네 공부방이라 든가,주차장 벽에다 어린이들과 함께『노래야 나오너라』『꿈이 더 필요한 세상』『성경이야기』등의 벽화그리기를 계속하고있는 그는 「마음의 눈」으로 볼줄 아는 어린이들의 기발한 표현력이야말로 더없이 좋은자극과 공부가 된다고 말한다.
그는 11월3일 오후2시 전시장에서「어린이 미술과 그림책-뿌리있는 그림책,왜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정말 좋은 어린이책을갈망하는 사람들과 만나 의견을 나눈다.
〈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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