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자본주의 경제의 바른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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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日本에서 만난 어느 아프가니스탄 경제인의 얘기다.후지사과가 하도 맛이 좋고 탐스러워 그 씨앗을 자기 나라에 가져가 심었더니 얼마후 콩알만한 것들이 열렸는데 하루는 저녁을 먹는데 부인이 어떤 것을 장조림해 놓았길래 무엇이냐고 물었더 니 그게 바로 후지사과라고 하더라는 것이다.英美式자본주의를 아프가니스탄에심는다면 어떻게 될까.수니派 이슬람문화 풍토에서는 아마 제대로자랄 수 없을 것이다.우선 그곳 지도자들이나 국민들은 자본주의의 屬性도, 키우는 방법도 잘 모른 다.
자본주의가 쿠바에 가서는「카스트로式 자본주의」,옛날 日本에 가서는「사무라이 자본주의」,그리고 얼마전 南美에 가서는「인민주의적 자본주의」가 되었다.일본 東京大 恒川교수에 따르면 南美 지도자들은 거의 인기영합형 카리스마적 지도자들로서 권력을 잡은후「사회정의」실현을 슬로건으로 내걸어 두가지를 했다는 것이다.
하나는,기득권세력들이 다시는 政權을 못잡게 철저히 거세하는 것이고,다른 하나는 票밭이 되는 노동자들에게 인기위주로 노임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등을 위한 투쟁을 계속 부추겼다는 것이다.그결과 소수의 기업가는 자연 인민들의 타도대상으로 몰리고 기업은병들어 시장경제가 뿌리째 뽑혔다는 것이다.정부의 돈도 인기위주로 이 고장 기념관,저 고장 공동회관 건설등으로 낭비되니 재정은 적자 투성이가 되 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본주의를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을 南美의「인민주의자」들도 깨달아 경제가 약간 소생한다는 것이다.
금년 44세의 한 독일계 러시아人은 얼마 전 다음과 같은 말을 한 바있다.즉,열심히 일하면 국가가 장래복지를 책임진다고 해 지금까지 죽어라 일했는데 지금 年金을 받으면 한달 2백루블정도로서 극심한 인플레로 환율이 1달러에 1천루블 이나 되었으니 5개월치 연금이 1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사유재산이 인정되지 않았던 舊蘇聯에서 가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고 평생 죽어라 일한 결과는 그처럼 「알거지」가 된 것이다.
앞으로 러시아人들의 살 길은 자본주의 뿐이고 中國의 鄧小平도「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따지지 말고 자본주의의 길을 잘 가야된다고 하였다.
그럼 이 길을 잘 가는 방법은 무엇인가.
첫째, 공산주의와 철저히 반대로 하는 것이다.이는 곧 개인이나 기업의 재산을 잘 증식시키도록 하고 또한 철저히 보호하는 것이다.얼마 전 어느 분은 한국의 근본문제는 기업의 業種전문화와 소유.경영의 분리가 잘 안된 것이라고 한 바 있다.이를 들은 또 다른 어떤 분은 소말리아 같은 나라는 많은 영세기업들이업종전문화를 아주 잘하고 있는데 경제는 왜 그 모양이며,또한 소유.경영이 철저히 분리됐던 舊소련은 왜 해체되었느냐고 반문한바 있다.소유분산이나 업종전문화로 경제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고 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생각이다.
중국은 얼마전 가족농업제를 실시해 가족이 농사지은 것을 소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즉,과거에 분리된 소유.경영을 반대로 통합함으로써 농업증산에 크게 성공했다.臺灣의 성공은 수많은 가족중심 중소기업에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데 크게 기인한다. 美國자본주의의 문제는 기업소득이 노동자 주주 등 개인에게 너무 분산되는데 있고 日本 자본주의의 강점은 자본이 반대로 기업에 집중되는데 있다고 한다.모든 조직은 물론 귀중한 재산에도주인이 분명해야 하고,또한 철저히 보호되어야 한다 .
둘째, 지금은 경제전쟁시대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에 적극 대처하는 것이다.어느 사회학자는 현재의 경제는 위기상황인데도 국민이나 지도자들 모두 위기의식이 없고 경제문제를 경제원리가 아니라 오히려 道德律이나 法의 논리로 해결하려고 하 는게 안타깝다고 했다.
법의 논리로 보면 가령 임진왜란때 전쟁터에 가던 李舜臣장군도교통법규를 크게 위반하면 당장 감옥에 가야 하나 전쟁논리로 보면 왜구를 한명이라도 더 물리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경제전쟁시대에 싸울 장수는「산업의 장수」,곧 기업 경영인들이다.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귀중한 外貨를 벌어들이며 세계적 기업들과 목숨을 건 전쟁을 하는 이들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앞으로 수많은 기업을 창설하고 기업경영인을 대대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셋째,지금은 경제환경 급변의 시대이므로 각종 경제법제도는 만들자마자 현실성을 상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실성도 없는 법에 경제활동을 맞출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경제환경에 맞게 법을 고쳐가야 한다.
***法.제도 현실맞게 정비 자본주의체제간의 경제전쟁시대에서경제위기를 벗어나는 길은 무엇보다 자유시장경제의 근본원리에 충실하는 것이다.세율을 크게 낮추는 것이 實名制 정착에도 좋다.
이자율을 크게 낮춰 기업투자를 촉진하고 각종 사회자본을 많이 축적해 안전사고 의 방지는 물론 기업활동을 촉진하는 것이다.꿀벌에 비유하면 과거에 누가 더 많이 먹었는가를 따지기보다 4천4백만명의 꿀벌이 앞으로 신나게,열심히 꿀을 더 만들어 더 많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속성에도 맞는 길이다. 〈서울大 세계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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