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폭력」 전세계 확산/국제사면위 90년대 인권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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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납치·테러·살인… 정부 지도자들이 배후 조종
전세계에서는 지난 3년동안 정치적인 살인과 「실종」이 놀랄만한 비율로 확산돼왔다고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가 20일 밝혔다.
국제사면위원회는 이날 『처벌되지 않는 90년대의 정치적 살인 및 실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앙골라·보스니아·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크·소말리아를 포함,수많은 나라에서 정치적 동기의 폭력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면위원회의 피에르 상 사무총장은 납치와 살인이 지난 80년대엔 주로 중남미국가에 한정됐으나 오늘날에는 이런 현상이 아프리카·아시아·구 유고연방과 동유럽을 중심으로 유럽국가에까지 확산됐다고 개탄했다.
보고서는 또 국제사회에서는 근엄한 얼굴을 내보이면서 테러를 자행키 위해 교묘하게 은닉하거나 새빨간 거짓말 및 비밀억압방법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상 사무총장은 테러수법이 매우 조직적이며 국가의 지시를 받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잔혹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국가는 이런 행위에 대한 책임을 테러분자나 암살단·마약밀매단 등에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 지도자들이 직접적으로 책임이 있다면서 이들이 면책되고 있는 점을 신랄히 비난했다.
보고서는 앙골라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이라크·소말리아에서는 수천명이 살해됐으며 브라질에서는 수많은 어린이들이 실종되거나 살해되고 있고 남아공에서는 90년이후 1만명이 살해됐으며 인도네시아에서는 89년이후 2천명이 살해되고 인도·터키·필리핀에서는 수백명이 죽거나 실종되는 등 정치적 폭력이 만연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면위원회가 잔혹행위가 자행되는 국가로 지목한 나라는 차드·케냐·말리·니제르·세네갈·시에라리온·토고·우간다·엘살바도르·과테말라·아이티·멕시코·페루·베네수엘라·방글라데시·인도·파푸아뉴기니·태국·알제리·이집트·이스라엘 점령지 등이다.
전세계에 1백만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국제사면위원회는 교회·노조 및 인권단체를 통해,그리고 각국과 유엔에 압력을 넣어 앞으로 10개월동안 잔혹행위 근절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할 작정이다.
보고서는 끝으로 국제사회가 그동안 불법과 잔혹성을 근절시키기 위한 노력에 의지를 보이지 않았거나 할 능력이 없었다고 개탄했다.<워싱턴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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