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설비증설 '국내는 올스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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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다국적 자동차 메이커'로 변신을 시도한다. 국내에서 만든 자동차를 세계 각국에 파는 '한국기업'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해외 현지에서 판매는 물론 생산.서비스까지 처리하는 '현지 기업'브랜드로 탈바꿈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까지 생산라인 증설 등을 해왔던 국내 공장은 올해부터 더 늘리지 않고 신규 투자는 미국.유럽.중국 등 세곳에 집중한다.

현대차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내용의 '2004년 중장기 경영전략보고서'를 최근 확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생산규모(Capa)가 정점에 이르렀고, 세계 각국이 수입 장벽을 쌓고 있다"며 "국내 생산.해외 수출 체제로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은 물론 생존도 쉽지 않아 국내 생산시설을 더 이상 늘리지 않고 해외 현지생산을 가속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미국 앨라배마 생산라인 완공과 중국 베이징(北京) 공장 증설, 동유럽 공장 신설 등을 가능한 한 빨리 완료키로 했다. 또 아시아(리비아.이라크.이란.태국.베트남 등 신시장 포함).유럽 시장은 기존 인도.터키 공장에 이어 동유럽 생산라인에서 맡고, 러시아.독립국가연합(CIS).동남아.중남미 지역은 반제품 현지 조립(CKD)체제로 진출키로 했다.

또 미국과 중국을 글로벌 이미지 구축에 최우선 지역으로 선정했다. 미국에서는 2005년 3월까지 우수 판매망(6백30곳에서 6백70곳으로)을 늘리고, 주력 차종을 소형차에서 중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SUV)로 바꾼다. 특히 2006년 에쿠스 후속으로 벤츠급 최고급 브랜드를 선보이는 등 2010년까지 신 차종 6개를 잇따라 출시한다.

중국에서도 베이징기차와 함께 현지 공장을 올해 연간 15만대 생산체제로 늘리는 등 2008년까지 60만대 수준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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