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自費출판 붐-5백부 2백만원선 출판사에 문의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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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6)을 둔 주부 金모씨(35)는 이달 말이면 자신이 직접 쓰고 출판한 책을 서점가에 올리게 된다.
87년 아기를 낳고부터 저녁때마다 책상앞에 앉아 써온 육아일기가 아기사진까지 곁들인 예쁜 책으로 인쇄돼 시중에 나오게 된것. 꼬박 6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써온 일기는 권수로 10여권,원고지로는 무려 1천여장에 이르렀다.
출산당시 느꼈던 생명에의 경외심을 글로 남기고 싶다는 욕구에서 쓰기 시작한 것이 어느새 아기를 기르며 몸소 터득한 깨달음으로 가득 메워졌다.
이를 책으로 엮으면 친지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는데다 아들이 성인이 된 뒤 엄마가 어떻게 키웠는지 알려주는 기록이 되겠다고생각,이달초 일반인들의 책을 출판해주는 출판대행서비스가 있다는정보를 듣고 문의한 끝에 1개월만에 국판 2백 여쪽짜리 일기집을 내게된 것이다.
초판 5백부를 찍어내는데 드는 경비는 2백만여원.적지않은 돈이지만 내용이 좋아 시중판매를 하기로 했다는 출판사측 얘기를 들은 金씨는 자신의 책이 육아지침서로 사회에 기여하게 됐다는 생각에 기쁘기만 하다.
金씨처럼 육아등 자신의 직업.경험을 통해 습득한 산지식이나 자신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등을 책으로 펴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럴 때 자비출판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이용하면 복잡한 인쇄과정을 일일이 쫓아다니지 않고서도 단시일내에 책을 만들 수 있다. 현재 서비스 운영업체는 서울출판서비스 ((704)3967).삼정프로세스 ((704)8384).한솔기획 ((735)4997) 등이 있다.
이들을 이용할 경우 당국에 등록된 출판사 명의를 빌려 책을 내야 하므로 출판사측에「이름값」을 지불해야 한다.
최근엔 출판사가 직접 대행서비스에 나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8월부터 자비출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도서출판 삶과꿈(대표 金容元.(771)2751)에는 출판문의가 하루 5건 넘게 들어오고 있으며 그중엔 자신이 써온 육아일기를 책으로 내고 싶다는 주부도 20여명 된다는 것.
이 출판사의 서비스 경비는 사식.인쇄.용지.교정.디자인등 다섯가지 기본비용에 10%의 서비스료를 더한 가격으로,일기집.수필등은 국판 3백쪽 5백부를 기준해 총 3백30만원쯤이다.
1백50쪽이 평균인 시집은 2백20만원쯤 한다.완성된 책은 출판사 명의로 정식 출판되며 원하는 경우 판매까지 맡아 수익을반씩 나누게 된다고 한다.
이 출판사 李圭殷주간(59)은『자비출판의 비중이 큰 日本에선주부등 비문필가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지식.경험등을 정리,출판해세상에 알리고 있으며 그중에는 히트작도 많다』고 한다.
따라서 그는『대부분 사장되고 있는 우리 주부등 여성들의 다양한 능력을 최대한 발굴한다는 취지로 서비스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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