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탈락지역 의식 품질인증 "사용보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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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농림부가 최우수 브랜드로 선정되는 쌀에 부여키로 한 '러브 미(LOVE 米)'마크를 정작 선정을 마치고도 탈락 지역의 반발 등을 이유로 마크 사용을 하지 못하도록 해 관련 지자체와 농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이미 러브미 마크를 표시한 포장재를 제작해 자칫 관련 예산을 날릴 위기에 몰렸다.

농림부는 쌀시장 개방을 앞두고 쌀 품질 향상과 우수 브랜드 육성을 위해 품질인증마크를 도입키로 하고 공모를 거쳐 선정한 러브미 마크를 지난해 3월 특허청에 미술저작물 지적재산권으로 등록했다.

농림부는 이 과정에서 우수브랜드에 1년간 이 마크를 부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홍보했으며 지난해 말 소비자단체협의회 주관 아래 3개월의 심사 끝에 밥맛,소비자만족도 등을 기준으로 51개 브랜드 가운데 경기도의 안성맞춤쌀.김포금쌀, 충북의 청원생명쌀.생거진천쌀, 전남의 왕건이 탐낸쌀.한눈에 반한 쌀, 충남의 둔포 갯벌추청쌀 등 12개를 최우수브랜드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충북 청원군은 선정을 전후해 방송광고비로 6억여원을 썼으며 지난해 말 1억8천만원을 들여 러브미 마크(사진)가 들어간 포장재 38만여 장을 제작, 최근 청원생명쌀을 출하하기 시작했다. 진천군도 우수브랜드 선정 이후 3천만원을 들여 집중적으로 광고를 냈으며 8백만원을 들여 제작한 새 도안으로 포장재 3만 장을 주문했다.

전남에서도 해당 지자체와 농협미곡처리장이 러브미 마크 스티커를 붙이기 위해 그 자리 를 비워둔 채 포장재를 제작했다가 뒤늦게 '마크부착 불허'사실을 통보받아 혼선을 겪고 있다.

농림부 담당자는 "당초 우수브랜드로 뽑힌 쌀에는 마크를 부여하려 했지만 그럴 경우 특정 브랜드만 집중 육성하는 결과를 가져와 쌀 유통정책상 문제가 생기고 탈락한 지자체의 반발도 감안해 올해는 정식 사용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부는 러브미 마크가 미술저작물 지적재산권으로만 등록돼 있고 상품에 두루 쓸 수 있는 업무표장으로 등록되려면 시간이 걸려 2005년부터 사용토록 할 방침이다.

진천군 관계자는 "농림부가 마크 사용을 못하도록 했다면 행사 당일 참석자들 사이에 술렁거렸을텐데 사용불허 얘기는 못들었다"며 "농림부의 무책임한 행정으로 재정손실을 입게 됐다"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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