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프로야구총결산>下.순위 다툼 치열..흥행 홈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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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올 프로야구는 지난해보다 67만여명 늘어난 4백59만1천여 관중이 몰려들어 흥행면에선 큰 성공을 거뒀다.
이같은 성공은 종래 4위에게 무조건 주던 준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3위와의 게임차가 3게임 이내일 때만으로 제한하면서 막판까지 3~4위간 순위다툼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팀인 LG.OB의 분발로 서울에 야구붐을 일으킨게 관중 증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초 4위권밖으로 예상되던 LG는 페넌트 레이스 전반기에 불꽃타격을 앞세워 2위를 달리다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서울팬들을 야구 열기에 휩싸이게 했다.OB도 끈질긴 투혼으로 시즌막판 준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내 서울의 야구붐을 부추겼다.
화려한 공격야구로 2위에 뛰어오른 삼성도 관중증가에 톡톡히 한몫했다.삼성 역시 4위권 정도의 전력으로 평가됐으나 괴물 신인 梁埈赫이 홈런을 펑펑 쏘아대며 대활약,대구에 야구붐을 일으키며 2위까지 치솟았다.
이때문에 대구구장은 삼성 창단이후 최다 인파(40만9천여명)가 몰렸다.
LG.OB.삼성의 약진으로 페넌트 레이스 순위다툼은 초반부터파란이 일었고 각 팀은 경기마다 에이스를 투입하는등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따라 전투수의 평균 방어율이 지난해 4.32에서 올해 3.27로 크게 낮아졌다.
투수 방어율이 좋아진 것은 선발.중간.마무리등으로 철저한 분업화가 이루어진 때문이다.
아무튼 관중이 증가하고 포지션별 전문화가 이루어 진다는 것은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고무적인 일로 평가된다.
그러나 올 프로야구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올해도 역시 서울을 제외한 지방팬들은 조악한 시설에다 비좁기만한 고물 운동장에서 야구를 관람해야했다.
현재 지방구장(부산 제외)은 대부분 해방직후 아마야구를 위해지은 것들이어서 최대 수용인원이 1만여명 수준이다.그나마 편의시설은 낡고 절대수가 부족하다.프로야구를 시작하면서 각 구단이그나마 시멘트 좌석을 플래스틱 의자로 바꿔놓았 으나 너무 좁아짜증이 절로 날 지경이다.
프로야구팬들의 관람 매너가 개선되지 않는 한 원인이 열악한 시설때문이라는 프로야구 원로들의 충고를 당국이나 구단측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시설이 불편하니 짜증만 나고 경기에서 만족을 찾으려다 패하면 분노하게 된다는 해석이다.
〈權五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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