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독서실>조세핀 도너번,페미니즘이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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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792년 미국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란 여성이 『여권옹호론』을 세상에 선보인 이래 2백년간 한번도 정면충돌은 없었으나 오히려 심화.확대돼온 기묘한 싸움의 전술내용 변천을 담은 책이 번역출판되었다.
이 책은 페미니즘이론방면의 모범적 교과서로 불리는 『페미니즘이론』으로 미국의 각 대학에서 여성학을 강의해온 조세핀 도너번이 썼다.이 책은 페미니즘이 실제 무엇인가를 알고자하는 여성들을 위해 쓰였지만 남성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페미니즘 에 관한 핸드북이 되고 있다.
저자 도너번교수는 지난 2백년간 미국을 중심으로한 페미니즘이론의 지적 전통을 기술하면서 페미니즘이론들의 다양한 서양철학의흐름을 함께 요약.정리하고 있다.
그녀는 각 시대 여성들에게 여성권의 의미를 깨우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던 페미니즘이론을 일곱개의 유형으로 분류한다.
계몽주의적 페미니즘과 문화적 페미니즘,마르크스주의.프로이트주의.실존주의의 세례속에 각각 태어난 페미니즘이론들,그리고 60년대 신좌파이론에서 갈라진 급진 페미니즘과 70년대이후 新페미니즘의 시각등이다.
도너번교수는 이들 이론이 여성들의 의식속에 두번의 커다란 물결로 다가왔다고 지적하며 마르크스주의의 등장을 그 분기점으로 제시한다.
두 물결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마르크스주의 등장 이전의 페미니즘이 여성도 남성과 동등하다는 전제아래 출발했다면 이후는 여성은 남성과 다른 무엇이 있으며 그것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억압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19세기의 페미니즘이 여성의 교육과 지식획득을 강조하면서 천부인권론을 전제로 한다면 이후의 페미니즘은 사회불평등구조를 깨뜨리는데 적극 나설 것과 여성만의 고유한 권리를 지키기위해서는 뭉칠 것을 강조하는 차이를 보인다.〈문 예출판사.김익두 이월영옮김.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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