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몰이 시위기념 민주동산비 세워-경남 고성군 두호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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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엄청나게 수입된 외국소로 인해 소값이 개값이 되고 농민들은 실의와 분노속에서 좌절하고 있을때 이 동산에서 소몰이 시위의 첫 봉화가 올랐다.지난시대 잘못된 농업정책 아래 이 땅을 지켜온 농민들의 가슴에 지울수 없는 한과 설움을 심을 때마다 그깊은 좌절과 실의의 고비에서 이 동산은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하는 마당이었다….』 지난85년 7월1일 정부의 무분별한 소 수입에 항의,전국 최초로「소몰이 시위」를 벌였던 경남고성군 마암면 두호마을 80여가구 주민들이 최근 이를 기념해 마을입구에「민주동산비」를 세웠다.무궁화가 새겨진 화강암 받침대 위에 가로 1백 50㎝.세로 70㎝.폭 15㎝크기의 검은 대리석으로 만든 이 민주동산비에는 두호마을(이장 李大永.51)주민들이 85년7월1일 소몰이 시위를 비롯해 87년6월 마을 시국선언,88년 추곡수매 거부운동,89년 우리밀 살리기 운동등 일련의 농촌운동을 펼쳐온 내력을 뚜렷이 새겨놓았다.두호마을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이장 李大永씨를 중심으로 기념비 건립에 뜻을 모으고 추진위원회까지 구성,푼푼이 돈을 모아 제작비 2백만원을 마련했다.비문의 글은 마을주민이자 우리밀 살리기운동 경남지회장인 李炳哲씨(45)가 지었고 글씨는 이지역에서 잘 알려진 원로서예가金형백씨(68)가 썼다.이장 李씨는『우리 마을의 선도적 농촌개혁운동을 후손들에게 길이 전하기 위해 이 기념비를 세웠다』고 말했다. [固城=金炯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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