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옷입기>신동시장 대표 피정환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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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皮政煥씨(39.신동시장주식회사대표)는 옷을 잘입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옷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사업상 아는 사람들은 그가 평범한 옷을 입지만 체격이 좋아「폼나는 사람(?)」정도로 기억한다.
그는 일할 때 평범한 바지와 셔츠,재킷을 입는다.
그러나 그는 저녁이나 주말,여가시간이면 변한다.
친구들과 만나거나 가족들과 외식을 하러갈 때면 핑크색 물방울무늬 셔츠에 배추색 재킷을 입거나 푸른 실크셔츠에 노란색 재킷을 입는 사람이다.
또 주말이면 한쪽 어깨에 화려한 수를 놓은 상의를 입기도 한다. 화랑에서 그림구경을 즐겨하는 그는 화랑에 갈 때면 한벌 정장에 4백여개나 되는 넥타이중의 하나를 척 골라맬 줄도 안다. 그는 자신의 취미가 옷.넥타이.그림관련 서적등을 사모으는 것이라고 말한다.대신 술은 입에도 대지 않고 집치장이나 財테크에도 관심이 없다.
술먹을 돈으로 사 모은 옷이 수백벌은 될 것이란다.옷을 좋아하는 그는 아내와 아이들의 옷도 직접 사다주거나 골라준다.그래서 그의 아내는 옷이라고는 가족들의 속옷밖에 사본 일이 없다고불평한다.
새로운 브랜드가 나오면 꼭 가서 아이쇼핑이라도 할 정도로 열성인 그는 카루소,프랑수아즈 옴므,최근에는 이신우 옴므의 옷들이 마음에 든다며 평범함보다는「성깔있는 옷」이 좋다고 덧붙인다. 『어릴 때부터 아름다운 것을 보면 마음이 설레곤 했습니다.
그래서 내 스스로 아름다워지려는 노력으로 옷입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는 원래 영화감독 지망생이었으나 집안의 반대로 꿈을 포기하기도 했다.대학을 다니며 그림공부를 한다고 부산을 떨었다는 그는 그러나 이내「재능없음」을 깨닫고「그림그리기」에서 하산(?)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은 있으나 그것을 창조할만한 능력의 부재」로 이미 만들어진 아름다움을 즐기는 방법밖에 없어 화랑에서그림구경과 옷을 사는 취미를 갖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시장사장이 너무 튀는 옷을 입으면 욕(?)을 먹기때문에 일할 때는「아무렇게나 입는다」(?)는 것.그래서 그는 1년에 한 번도 못입어보는 옷이 허다하다.
그의 꿈은 미술박물관을 세우는 것.더할 능력이 있다면 미술장학재단을 만드는 것이 꿈이란다.
『그 꿈이 이루어지면「아름다움에 대한 허기」가 채워져 더이상옷을 사지 않아도 든든할 것 같아요.』 〈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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