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열 임요환 꺾고 월드챔피언십 우승 영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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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천재 테란의 시대다’

최고의 인기 스타와 최고의 그랜드슬래머의 맞대결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은 ‘KT/KTF프리미어리그 월드챔피언십’경기에서 ‘천재 테란’ 이윤열(투나SG)이 ‘테란의 황제’ 임요환(4U)을 3-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1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이윤열은 완벽한 컨트롤에 선제 공격 등 과감한 플레이로 ‘맞수’ 임요환을 물리치고 게임리그 사상 최다 규모인 상금 3250만원(승리, 연승수당 및 결승 상금)을 차지했다.

이윤열은 비록 세 번째 경기를 내줘 ‘전승우승’이라는 대기록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10월 4일 개막전 이후, 15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또 임요환과의 역대전적에서도 15승 13패로 한발 앞서 나가게 됐다.

경기 시작 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임요환이 65:35로 이윤열에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임요환의 팬 층이 더 두껍다는 걸 입증하는 결과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상황은 정반대였다.

‘KTF리그’에서 13연승을 기록하는 등 이윤열의 최근 기세는 무서웠다. 경기 첫판부터 임요환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첫 경기에서 2대의 드롭십을 이용한 게릴라전으로 선제공격을 감행, 승리를 따낸 이윤열은 이어 2경기에서 상대의 모험적인 전략을 간파, 역공을 펼쳐 손쉽게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3경기에서 임요환의 정교한 컨트롤이 살아나며 주춤했으나 승부의 분수령이 된 4경기에서 임요환의 판단미스를 틈탄 이윤열이 역공으로 대어(大漁)를 낚는데 성공했다.

경기 후 이윤열은 “모든 경기가 고비였지만 첫 판을 따낸 것이 승리의 요인”이라고 말했고 임요환은 “오늘의 패배가 그간의 슬럼프를 탈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요환으로선 큰 경기에 유독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등 이윤열을 플레이에 말려 무너졌지만 "다시 타오르고 있다"고 밝혀 향후 황제의 명성을 되찾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윤열은 지난 해 ‘스타크래프트 4대천왕전’ 결승에서 1-2로 패한 것을 복수 하는 한편 임요환이라는 거목을 뛰어 넘는 실질적인 '천재테란’시대를 예고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영하의 날씨속에도 1만 5천여명의 팬들이 운집, 뜨거운 게임 열기를 입증했다.

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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