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신입사원 줄사표로 '삼중고'

중앙일보

입력

고금리 대출로 위세가 높았던 대부업계가 삼중고를 겪고 있다. 연 66%까지 보장됐던 법정 대출이자 상한이 49%로 하향될 예정이고, 여러 부작용이 알려지면서 고객수도 크게 줄어 들었다.

최근에는 또 하나의 고민이 더해졌는데, 바로 인력 이탈이다. 사회적으로 형성된 부정적인 이미지 탓에 직원사기가 떨어지고 공들여 뽑아놓은 신입사원들까지 줄지어 퇴사하고 있다.

◇대출신청 줄고 직원 빠져나가고 = 대부업을 다룬 인기 드라마 '쩐의 전쟁'은 끝났지만 여진은 남았다. 이 드라마로 촉발된 사회적 관심은 금리인하라는 후속정책까지 이끌어냈다. 음지에서 조용히 영업해왔던 미등록 사채업자 뿐 아니라 각종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어온 합법 대부업체들까지 여러 모로 힘든 상황이다.

한 대부업체 사장은 "급전대출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아이템이어서 사라지지 않겠지만, 솔직히 요즘처럼 전방위 공격이 가해진 적이 없었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대출신청도 예전보다 크게 줄었고 무엇보다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대형업체 뿐 아니라 중소업체들도 일감이 급감한 상태라 경영난을 우려하는 곳들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 대형 대부업체 A사의 경우 대출 신청이 과거보다 1/3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업체의 경우 기존 직원을 비롯, 신입사원 등 젊은 직원들 상당수가 사표를 제출했거나 퇴사를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전까지 직원들에게는 소비자금융 시장의 일익을 담당한다는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이런 분위기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A사 관계자는 "신입사원들의 퇴직이 늘고 있는데 본인 의사와 별개로 가족들의 퇴직권유에 고심하는 이들도 많다"며 "물론 모든 직원들이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직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제도권, 환승론으로 대부업 압박 = 최근 대부업체에서 가장 위협을 느끼는 것이 대부업체 대출을 제도권으로 흡수하겠다는 '환승론'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는데, 특히 저축은행·캐피탈 등의 공략이 거세다. 아직 돋보이는 실적은 없지만 대부업계에는 큰 압박감을 주고 있다.

대부업체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10%대, 캐피탈·저축은행은 20~30%, 대부업체는 30% 이상의 대출금리 시장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하지만 제2금융권에서 환승론을 빌미로 대부업과 다름없는 대출을 하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