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탁구협 창단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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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국 스포츠도 이제 질적 차원에서 선진국 대열로 발돋움하는 것일까.
지난 6월 장애인 스포츠 협회로선 최초로 사이클 장애인 협회가 발족한데 이어 20일엔 한국 장애인 탁구협회가 올림픽 파크텔에서 창립식을 갖고 정식 출범,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한국 장애인 탁구 협회는「전문 경기인이란 자부심, 재활 의욕 함양과 국제 대회에서의 경쟁력 강화」등을 설립 취지로 국내 4백만 장애인 중 약 3천명에 이르는 탁구 동호인의 구심체로 활동하게 된다.
한해 1억5천여만원을 지원할 ㈜네슈라 알로에 유기정 대표이사(42)를 초대 회장으로 선출한 장애인 탁구 협회는 첫 사업으로 9월부터 장애인 탁구 교실을 개설한다.
88년 장애인 올림픽인 서울 패러림픽에서 탁구 국가 대표 코치를 맡았던 최수병씨(39) 가 전담 지도자로 서울 둔촌동 보훈병원 체육관에서 보조코치 2명과 함께 장애인 탁구 인구저변 확대에 나서게 된다.
이어 곧바로 상비군을 선발, 합숙 훈련 등으로 내년 7월 미국에서 열릴 장애인 탁구 세계 선수권 대회 준비에 들어간다..
불편한 신체 부위·정도에 따라 탁구엔 모두 17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어 국위 선양 기회도 그만큼 크다는 것이 유 회장의 설명.
한국은 지난해 바르셀로나 패러림픽 탁구에서 금1·은2·동6개에 그쳤지만 내년 세계 대회에선 최소 5개 이상의 금메달을 노리겠다는 야심찬 각오다. 선수 출신만 아니면 누구와도 겨뤄 볼만한 실력이라고 자신만만한 탁구 광 유회장은 지난 5윌 사업상 알게된 한 친구의 소개로 장애인 재활사업에 관심을 갖게돼 이젠 자신의 회사에도 장애인 고용을 계획하고 있다.
『처음엔 몸이 불편한 이들을 돕겠다는, 다분히 감상적 차원의 생각도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짧은 기간 그들과 생활하며 그들의 맑고 순수한 생각과 강인한 재활 의지에 정신적으로 병든 나 자신을 발견, 오히려 내가 정신적 치료를 받고 있다』고 유 회장은 뜻깊은 이야기를 남겼다. <유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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