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는 '安風'] 상도동 태연한 척…취재진 접근은 봉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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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YS)전 대통령은 13일 아침 여느 때와 다름없이 서울 상도동 자택 뒷동산을 찾았다. 동네 사람들과 배드민턴을 치기 위해서다. YS는 늘 하던 대로 두시간가량 운동을 한 뒤 오전 9시쯤 자택으로 돌아갔다.

그는 이날 '안풍 돈은 YS가 강삼재 의원에게 직접 준 것'이라는 본지의 보도를 자세히 읽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이 말했다. 朴의원은 이날 오전 중앙일보를 보자마자 부산에서 급히 상경해 상도동으로 직행했다. 이어 50분가량 YS와 만나 대응책을 논의했다. 그러고 나서 "안풍 돈을 YS가 직접 줬다는 주장은 변호인이 변론을 위해 1년 전부터 이야기하던 것으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朴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선 "金전대통령은 오늘 보도를 보고서도 담담한 표정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YS가 姜의원을 불러 지갑에 수표를 넣어줬다고 하는데 돈을 주려면 봉투에 넣어서 주지 왜 그랬겠느냐. 내가 YS를 오랫동안 모셨는데 그렇게 하는 것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그 같은 주장은 엉터리"라고 강조했다. 朴의원은 "한나라당 내에서 'YS가 92년 대선 잔금을 준 것'이라는 등의 말이 나오는데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그 증거를 대야 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이날 상도동 분위기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는 말과는 반대였다. YS 사저 주변을 경비하는 경찰은 온종일 취재진의 접근을 철저히 봉쇄했다. 사저에선 전화를 받았지만 YS가 있는지조차 확인해 주지 않았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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