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어린이 핑퐁 우정 교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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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차세대 탁구의 한판 승부는 백핸드 다툼에서 결판이 납니다.』
중국 국교 선수들로서는 최초로 지난 13일 내한, 한국의 고사리 라켓들과 우정의 대결을 필치고 18일 출국한 산동성 탁구 대표팀 여자 코치 류밍 (35)씨의 진단이다.
산동성 웨이하이를 출발, 17시간의 긴 항로 끝에 인천항에 도착해 인천·제주 등지에서 국내 선발 팀들과 모두 다섯 차례 친선 경기를 펼친 산동성 대표팀은 중학생 같은 큰 체격과 세계 정상의 국가다운 뛰어난 기량을 과시, 한국팀 관계자들의 감탄을 샀다.
특히 남자 팀 에이스인 왼손 펜흘더의 왕저 (12·제남시경오로국교 6년)는 첫날 경기에서 한국 국교 남자부 단식 1인자 유승민 (11·인천 도화 국교 5년)을 2-0으로 제압, 기염을 토했다.
왕저는 각도가 예리한 날카로운 왼손 드라이브 외에 최근 중국이 새로 개발한 신기술 이면타법을 능란하게 구사, 한국팀을 아연케 한 것.
이면 타법이란 러버를 붙이지 않았던 펜홀더 라켓 뒷면에 이질러버를 부착, 백쪽으로 오는 공을 셰이크핸드 전형의 선수처럼 다양하게 처리하는 것으로 류궈량이 1인자로 꼽힌다.
백명윤 국교 탁구 연맹 회장이 오는 24일 일본에서 열리는 제2회 동아시아 호프 탁구 대회에 대비, 초청한 중국 산동성 대표팀은 제남·주도·연대 등 3개시에서 선발된 남녀 각 5명씩.
한국보다 훨씬 많은 8천2백만 인구 중에서 선발된 산동성팀 남녀 선수 모두가 한국 어린이들보다 머리 하나씩 더 큰 이유는 『수호지』의 배경이 될 정도로 원래 산동성 사람들의 체격이 크기 때문이라고.
중국의 체육전문학교인 예위학교 소속인 이들은 보통 국교 1년 때인 6∼7세에 탁구를 시작, 보통 국교 4년 때부터 라켓을 잡는 한국에 비해 3∼4년 입문이 빠르다.
산동성의 중국 내 탁구 실력은 세계 여자 탁구 랭킹 1위 덩야핑이 이끄는 하남성과 요영성·상해시 등에 이어 상위권. 지난 5월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덩야핑-차오훙 조를 3-1로 물리치고 여자 복식 정상에 오른 류웨이-차오윈핑 조가 산동성이 배출한 유명 선수.
혼합 복식에서도 왕타오와 짝을 이뤄 패권을 차지, 2관왕이 된 류웨이는 특히 현재 한국 실업팀들의 스카우트 대상으로 심심찮게 오르내리는 주인공. <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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